서울대 노동 뉴스레터 2022년 05월호: 쏙쏙 들여다보는 휴게실 속 이야기

📬 구독자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벌써 5월 막바지가 되면서 날씨가 점점 더워지네요. 여름이 너무 빨리 찾아오는 요즘, 더위 조심하시며 늘 건강하시길 바라요!
폭염이 잦은 여름이 되면 늘 청소 직종 등 시설관리직의 휴게공간이 큰 걱정거리로 떠오르는데요! 2019년 안타까운 공과대학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은 폭염에 대비되지 않은 열악한 휴게공간 문제로 인해 발생하기도 했었죠.
그 후 1년이 지난 2020년 후반 대학본부 시설관리국에서 대대적으로 휴게공간 개선 작업을 실시했는데요! 실제로 개선 작업이 어느 정도로 진척되었는지, 여전히 미진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자 올해에는 각 단과대 및 기관의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을 탐방하여 점검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휴게공간 전수 조사 당시 열악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단과대 공간들을 중심으로 개선 상황을 확인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 호 뉴스레터에서는 지금까지 진행된 교내 휴게공간 탐방 내용을 정리해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휴게공간에 있어서 면적이나 설비가 가장 중요하기는 하지만, 접근성이 얼마나 좋은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쓰는지 혹은 소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지, 식사는 어디에서 어떻게 해결하는지, 샤워실이나 세탁시설 등과는 얼마나 가까운지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는 휴게공간 이외의 다양한 노동조건에 대해서도 노동자분들께 직접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노동에 필수적인 '휴식'을 중심으로 탐방 과정에서 발견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종합적으로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휴게공간 탐방 사업은 6월과 7월에도 다른 단과대들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에요!
이후에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비서공은 학내에서 혹은 대외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도 정리해서 알려드리고자 해요! 다른 학교에서 더 나은 일터를 위해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연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서울대에서 일하는 여러 직종들과 그 요구를 담은 1월호, 2020년 한 해 동안의 학내 노동 현안을 담은 2월호, 생활협동조합 노동자 파업과 생협의 구조적 문제를 담은 3월호, 생협 식대 인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더 나은 복지의 대안을 담은 4월호 등 저희 뉴스레터의 과월호는 아래 링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 1월호 보러가기! : bit.ly/Know동2022년01월호
📌 2월호 보러가기! : bit.ly/Know동2022년02월호
📌 3월호 보러가기! : bit.ly/Know동2022년03월호
📌 4월호 보러가기! : bit.ly/Know동2022년04월호
🔍 로스쿨: 여전히 비좁은 여성 휴게공간, 심각한 경비 인원감축!

첫 탐방에서는 로스쿨(구 법대)의 72동, 84동, 15동, 15-1동을 둘러봤습니다. 19년 공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 조사 시 열악했던 과거 휴게공간들은 현재는 폐쇄되거나 창고로 전용되고 있었습니다. 현재 15동 남성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네 동 건물의 청소노동자분들이 모여 쉬시는 곳으로 확실히 많은 점이 개선되었고, 샤워시설 등도 많이 나아졌습니다.
한편 15동 여성 청소노동자 휴게실은 5인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데, 5.8평으로 5명이 사용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여 동시에 누워서 쉬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싱크대가 없어서 식사 후엔 화장실에서 설거지를 해야 하고, 건조기가 없어서 샤워실 세탁기로 땀에 젖은 옷을 빤 후 휴게실 내부 빨랫줄에 빨래를 걸어야 하는데요, 좁은 면적 내에 습기가 심할 수밖에 없겠죠. 과거에 각 건물 계단 아래 열악한 공간에 위치하던 휴게공간들에 비해 지상 2층으로 옮겨진 공간이 냉난방 및 환기 측면에서 개선된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여러 사람들의 휴게공간을 하나로 합치다보니 불편도 크고 코로나19 시기에는 집단감염 위험성도 높았습니다.
한편, 로스쿨에서 드러난 경비 직종의 인력감축 실태는 무척이나 충격적이었는데요! 과거 6인이 격일로 근무하던 네 동을 인력감축 이후 지금은 2인만이 경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무리 무인경비 업체의 기술이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이런 인력 감축은 노동강도 강화를 초래함은 물론이고 학생 편의나 안전도 위협할지 모릅니다.
🔍 미대: 제대로 된 샤워실이 필요해!

미술대학 51동 휴게실은 남성 1인용 휴게실과 여성 2인용 휴게실로 나누어져 있는데, 특이한 건축 구조로 인해 찾아가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약 2~2.5평 면적의 휴게실은 2019년 사망 사건 이후로 개선된 공간들인데, 면적은 좁지만 소수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기에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습니다. 휴식할 때 여러 사람들이 밀집되는 공간보다 소수가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러나 3년마다 각 단과대 간 순환배치되는 청소노동자분들 사이에서 면적이나 위치 등을 고려해보면 호불호가 갈릴 만한 공간인 듯 합니다.
미술대학 74동 1층의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경우는, 남성 시설관리직 3인이 사용하시는 6.6평 정도의 공간으로, 내부에 각자 사용하실 수 있는 간이 침대가 있어서 개인의 영역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창문 등이 없는 단점이 있지만 휴게실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요.
다만 건물 내부에 샤워실이 없는 상황이라 동일층의 장애인 화장실에 설치된 샤워기를 이용하여 샤워를 하신다고 합니다. 샤워 커튼 등도 장애인 화장실 내에 임시로 설치되어 있고요. 샤워실로 적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장애인 화장실 자체의 기능도 제대로 수행되기 어렵습니다. 장애인 화장실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제대로 된 독립적 샤워 시설이 기능할 수 있도록, 별도 샤워실 구축 등의 시설 개선이 필요할 듯 합니다.
🔍 농생대: 단과대마다 다른 청소공간 규정, 이대로 괜찮을까?

최근 2주 사이에는 농생대 시설관리직 휴게공간 탐방을 진행했는데요! 농생대에서 근무하는 14인의 청소노동자 중 10인이 집중된 200동을 주로 살펴보았습니다.
특히 8인의 여성 청소노동자가 사용하는 두 곳의 휴게공간은 근래에 개선 작업이 진행되었기에 시설의 쾌적도는 높았는데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휴식하는 장소임에도 1인당 면적이 협소한 점이 한계로 남았습니다. 파티션으로 한 방을 나누어서 5.1평 공간과 2.7평 공간을 각각 5인과 3인이 사용하는 실정인데요, 협소함으로 인해 실질적인 활용도도 낮은 듯 합니다. 지하주차장 하역장에 설치된 샤워실도 내부 시설은 쾌적하나 진입환경이 열악한 점이 아쉬웠고요.
한편 농생대는 건물 면적이 넓은데다, 각 교수 연구실 및 과방 내부는 물론이고 실험실 내부까지도 청소 대상 공간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타 단과대와 다른 실험실 포함 등의 특성으로 인해 노동강도나 업무의 위험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 무엇이든 알려드립니다!: 지난 5월, 비서공은 어떤 활동을 했나요?

📌 “어쩔 수 없을까? 생협을 알아보자! - 어쩔생협?!” 전시 사업 마무리!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8일까지 비서공은 중앙도서관 터널에서 생협 관련 전시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사진과 통계 등을 통해 식당 내 노동환경의 문제점을 제대로 짚어보고, 식대 인상 등 학생 복지 축소가 일어나는 생협의 구조적 문제점을 살펴보며 대학의 재정 책임을 요구하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한 전시였습니다. 많은 학생분들께서 터널을 지나시며 관심을 갖고 전시를 관람해주셨어요!

📌 대학의 생협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리플렛 배포와 피케팅!
4월 28일부터 5월 초까지 비서공에서는 생협의 식대 인상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부담을 전가하지 말고 대학이 생협 복지사업에 대한 재정적 책임을 다하라는 요구를 담아 “저렴하고 좋은 학식, 오세정 총장이 책임져!”라는 제목의 리플렛을 셔틀줄 등에서 배포하였습니다! 요구안과 관련하여 학생처장 면담을 진행하고, "생협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피케팅과 질의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비서공이 제시한 5가지 요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학생들의 목소리에 대학이 일정한 식사 질 개선으로 답했지만, 구성원의 기본적 복지와 이를 가능케 하는 노동을 지속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대학이 재정적 책임을 다하는지 꾸준히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식사 질 개선과 저가 메뉴 확충
- 인력충원을 통한 식당 운영 개선
- 임대료 영구적 전액 면제 등 대학 재정지원 확대
- 대학본부의 세트메뉴 가격 보조
- 대학본부의 재정 책임 확대와 생협 단체급식 식당 직영화

📌 고려대 노학연대 간담회에 참여했어요!
5월 17일(화)에 고려대학교 교지 『고대문화』 편집위원회와 고려대 민주학생기념사업회에서 대학 노동자들의 투쟁 요구를 알리고 노학연대에 관해 이야기하는 간담회를 주최했습니다. 1부에서는 여러 대학 현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이어나가고 계신 노동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고, 2부에서는 노학연대 활동을 하고 있는 여러 학생단위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비서공에서도 2부 패널로 초청받아 저희의 활동경험과 소감을 나누며, 노학연대가 마주한 난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더 많은 고민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연세대 한국어학당 교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 방문을 했어요!
5월 18일(수)부터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교원 노동자들은 처우 개선을 위해 종강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교원 노동자들은 강의 시간 외에 시험과 과제 출제 및 채점, 수업자료 작성 등의 업무 시간을 전혀 노동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하루종일 학교 일에 매진해야 함에도 최소한의 생활임금도 지급받지 못하는 시급제의 문제점에 항의하고자 노동자들은 목소리를 모았던 것입니다.
2019년에 처우 개선과 무기계약직 전환을 통한 고용안정 보장을 위해 싸웠던 서울대 언어교육원의 한국어교원 노동자들도 당일 오전에 연세대에 방문하여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서공에서는 18일 오후에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백양관을 방문하여 연대를 전하고, 연세대 한국어교원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듣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함께 연대하고 있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 노동자분들을 응원합니다!
📌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 투쟁 지지 연서명에 참여했습니다!
현재 연세대학교의 청소, 경비, 주차 등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은 시급 440원 인상, 구조조정 반대, 휴게실 및 샤워실 설치를 요구하며 투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연세대학교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연세대 비정규 공대위)’에서 투쟁 지지 연서명을 진행 중입니다. 올해 연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2019년 시설관리직 파업 당시의 서울대 모습에 대한 기시감이 들게 만듭니다. 최소한의 생활임금과 노동환경을 대학 노동자들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아래 연서명에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서명하러 가기! : bit.ly/2022청소경비투쟁_연서명
📌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교대"가 '5.18 영화제'에서 수상했습니다!
지난해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 시설관리직 노동자들과 학생들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영상 사업이 진행되었는데요, 특히 박건우 학우님이 감독을 맡아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 제작한 단편 다큐멘터리 영화 '교대'가 5월 12일 제3회 '5.18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서울대의 한 경비초소를 배경으로 2교대로 근무하는 두 분 경비노동자들이 대학에서 겪은 경험들을 담았는데요, 한 분의 경비노동자께서는 어린 시절 5.18 민중항쟁을 직접 경험하시기도 하셨던만큼 더욱 뜻깊은 수상이었습니다!
📌 ‘모든 일터에 휴게실 설치! 시행령 전면 적용 서명운동’에 함께했습니다!
2019년 및 2021년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이후 여러 사회적 문제제기를 통해 휴게시설 설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올해 입법 예고되었습니다. 그러나 20인 미만 사업장을 적용 제외하고, 1인당 면적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등의 미진함 있는 개정안이라, 시행령의 전면적 적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휴식이 일터에서 기본적 권리가 될 수 있도록, 서명운동에 많이 참여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 서명하러 가기! : bit.ly/모든일터에휴게실설치
이번 오월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올해 6월은 2021년 기숙사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1주기가 되는 달입니다.
추모와 기억의 마음을 모아,
더 값진 활동과 내용으로 6월 말일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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