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는 죄가 없다, 고진수를 석방하라!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규탄한다


 2026년 4월 17일, 고진수 서비스연맹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법원으로부터 공익제보자 지위를, 전보가 부당함을 인정받았으나 복직, 해임 취소, 형사고발 취하, 폭력연행 사과 및 회복지원, 관련자 징계 등 어떠한 요구도 제대로 수용되지 않자 절박한 심정으로 고공농성에 돌입한 지혜복 선생님에게 연대하던 와중 ‘공동주거침입’을 이유로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구속영장 발부 사유는 순전한 궤변에 불과하다. 고진수 지부장은 세종호텔에서의 노동조합 탄압과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336일 동안 고공농성을 해 왔다. 고공에서 내려온 후에도 세종호텔 노동자들의 복직과 노조할 권리 쟁취를 위해 자택과 농성장만을 오가며 계속해서 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다. 5년이 넘도록 계속해서 투쟁현장을 지키는 해고노동자에 대해, 대체 어떻게 도주 우려가 높다는 판단이 내려질 수 있는 것인가. 지난 2월 세종호텔 로비 농성 투쟁으로 인해 구속 기로에 놓였을 때도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인정되지 않아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기도 하다. 그 때는 없던 도주 우려가 지금 갑자기 생기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심지어 고진수 지부장은 현장에 연대방문을 하였을 뿐 범죄로 인정될 만한 특별한 행위를 한 사실도 없다. 기물 파손도, 물리적 충돌도 없었고, 단순히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었을 뿐이다. 즉 범죄사실 자체가, 현행범 체포 사유 자체가 없는, 즉시 석방의 대상이다. 다른 연행자들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기각되었음에도 고 지부장에게만 구속영장이 인용된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기계적인 형평성마저 담보되지 않은 괴상한 판단이다.

 이를 보면, 세종호텔 해고자 복직 투쟁의 구심점인 고 지부장만을 표적으로 삼아 구속한 것은 아닌지, 그리하여 부당해고 철회 요구와 연대투쟁을 중단시키려는 부당한 결정이 그 배후에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합리적, 법적 판단 대신 노동운동과 사회적 연대에 대한 노골적 탄압을 위하여 경찰과 사법부의 권력이 움직인다면, 12.3 비상계엄에 이르기까지 노동자의 투쟁과 연대에 대해 무분별한 폭력을 자행하였던 윤석열 정부의 공권력과 과연 얼마나 다른가. ‘노동존중’을 표하며 “노동운동 열심히 하”라고, “과거처럼 부당하게 탄압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던 이재명 정부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한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세종호텔 노동자들과 그동안 연대해왔다. 정리해고에서부터 올해 2월의 로비 농성과 그에 대한 침탈에까지, 꾸준히 현장에서 또 성명으로 결합해 왔다. 세종호텔 해고자들도 비서공에 많은 도움과 연대의 손길을 보냈다. 2023년 비서공도 함께했던 학내 노동조합 탄압 증언 간담회에 고진수 지부장이 참석하여 노조탄압을 위해 세종호텔과 사학재단 대양학원에서 자행한 정리해고를 고발한 바 있다. 작년 2025년 비서공에서 진행한 SPC그룹 허영인 회장 서울대 발전공로상 박탈 연서명 수합을 위해서도 세종호텔지부의 사무장인 허지희 해고자 등 여러 조합원들이 시민사회에 사안을 알리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노동권을 위한 투쟁과 이에 대한 연대는 죄가 아니다. 민주사회에서 마땅히 보장되어야 할 의사 표현이자 저항권의 행사일 뿐, 결코 범죄시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구속영장 발부는 연대를 범죄로 취급하는 공권력의 폭거다. 그러나 우리는 ‘제3자 개입금지’라는 억압적 법제로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사회운동의 연대를 원천적으로 범죄화하던 군사정권 시기에도 멈추지 않았던 연대투쟁의 물결이 오늘날의 민주주의를 구성해왔음을 기억한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학생들이 연대하는 ‘노학연대’ 자체가 부당함에 맞서 연대하는 ‘제3자 개입’으로서 시작됐다. 그렇기에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에도, 고진수 지부장의 투쟁에도, 우리는 계속 연대할 것이다. 그리하여 모두 현장으로 돌아가 승리하는 그날까지 ‘도망치지 않고’ 함께할 것이다. 다시 한번 구속영장 발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2026.04.19.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비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