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교육감, 우리는 당신이 부끄럽습니다

A학교 성폭력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 요구에 경찰 폭력으로 대응한 정근식 교수를 규탄한다


 2026년 4월 1일 20시경, 경찰은 서울시교육청 신청사 앞에서 시민 3명의 사지를 들어 폭력적으로 연행하였다. 연행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도 폭력이 반복되었다. 팔을 걸어 목을 조르고, 팔을 꺾어 연행하고, 성희롱과 모욕적 발언까지도 자행했다. 지난 2월 세종호텔에서 공권력에 의한 폭력연행사태가 발생한 이후 채 얼마 되지도 않아, 또다시 노동자와 연대자에 대한 폭력적 탄압이 일어난 것이다.

 이날 항의하던 시민들은 서울 모처의 학교(이하 A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안을 공익제보하였다가 부당하게 전보, 해임당한 지혜복 선생님과 연대하는 이들이었다. 지난 2023년, A학교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였다. 지 선생님은 이를 알게 되자, 묵과하지 않고 학교에 알리는 등 피해 학생들과 함께하였다. 그러나 학교 측의 대처 과정에서 피해자 신원이 노출되는 등 2차 가해가 발생하였다. 지 선생님은 이에 항의했으나, 학교의 대응은 가해 학생의 서면 사과에 그쳤으며 지 선생님은 타 학교로 전보 통보를 받았다. 이는 서울시교육청 인사원칙에 어긋나는 부당전보임에 틀림없다. 이에 지 선생님은 부당하게 발령받은 학교로의 출근을 거부하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였다. 그러자 교육청은 ‘무단결근’이라는 이유로 해임, 중부교육지원청은 직무유기 혐의로 형사 고발하였다. 문제 제기 후 2년 반이 지나서야, 사법부는 전보 조치가 불이익 처분에 해당한다며 무효를 인정하였다. 지 선생님의 문제 제기가 타당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근식 교육감은 ‘민주’와 ‘진보’를 표방하며 당선되었으나, 그간 지 선생님의 요구에 대한 무책임한 무시를 노골적으로 보여주었다. 심지어 지금도 그러하다. 정근식 교육감은 보궐선거 기간 중 A학교 성폭력 사안에 대해 공정한 조사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당선 후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2025년 2월 28일, 교육청의 지시를 받은 경찰은 연대하던 시민 23명을 폭력적으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시민도 있었다. 형사고발조치 및 해임에 대한 소송 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본래 전보를 취소하지 않은 이유였던 공익제보자성이 인정되었음에도, 해당 소송들을 직권으로 취하할 명분도 필요도 생겼음에도, 의무를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자신의 임기 내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입장만 되풀이할 뿐이다. 과연 문제 해결의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문만이 남는다. 심지어 교육청이 신청사로 이전한 바로 그날인 2026년 4월 1일 또다시 반복된 폭력적 체포와 탄압은 정근식 교육감의 태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공권력을 이용한 폭력적인 시민 탄압이 정근식 교육감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이고 ‘진보’인가?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그 투쟁에 연대해야 하는 이유는 결코 적지 않다. 성폭력 피해자의 안전을 지키고 일상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 선생님이 감행한 용감한 결단은 우리 모두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피해자, 피해자를 돕는 교사, 그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지키고 새롭게 만들어나갈 권리와 그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 2차 가해와 부당한 억압 없는, 그리하여 모두가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교육현장과 사회. 지혜복 선생님의 투쟁은 바로 그런 권리와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투쟁이며, 서울대 내의 반복되는 성폭력과 피해자 권리 미보장에 항의해온 싸움과도 연결되어 있다.

 한편, 정근식 교육감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강단에 서 왔고, 지금도 명예교수로 남아 있다. 인권, 민주주의, 국가폭력 진상규명과 평화에 대한 연구로 이름을 알려 왔으며 과거 서울대 총장직에 도전하며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약속하기도 했다. 과거의 약속이 어디로 갔는지, 정근식 교육감에게, 정근식 교수에게 묻는다. 교육자라면 교육자답게 행동하라. 당신이 책임져야 할 폭력에 사과하고 문제 해결에 나서라.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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