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벌어진 이스라엘의 불법 나포를 규탄한다

봉쇄를 뚫는 항해를,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한 투쟁을 나포로 멈출 수 없다


 지난 5월 18일, 이스라엘군은 또 한 차례 공해상에서의 불법 나포를 자행했다. 한국시간 5월 19일 12시 기준, 총 41척의 선박이 나포되었으며, 최소 100명의 활동가가 억류되었다. 나포된 선박 중에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활동가 동현이 탑승한 ‘키리아코스 X(Kiriakos X)’ 호도 있었다. 해당 선박은 같은 날 한국시간 17시 27분에 이스라엘군에 나포되었다. 해당 선박에 탑승하였던 활동가들의 행방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억류된 탑승자들은 해군 상륙정에 임시 수용되어, 이스라엘의 항구로 이송된 뒤 정보기관의 취조를 받게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 나포된 선단은 지난 5월 2일 23시(한국 시간) 이탈리아에서 가자지구를 향해 출항한, 자유선단연합(Freedom Flotilla Coalition) 소속의 구호선단 및 그 이전부터 항해를 이어오던 글로벌수무드선단(Global Sumud Flotilla)이다. 가자지구로 향하는 육로는 전부 봉쇄되고, 그 봉쇄 안에서 이스라엘의 고문과 집단학살이 지속되며, 기본적인 인도적 차원의 지원조차, 최소한의 삶조차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도적 구호물자 반입과,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위해, 가자지구로 향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배에 올라 바닷길을 뚫어나가고 있던 것이다. 이번 자유선단연합 선박에는 키리아코스 X호 외에도,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활동가인 해초와 승준이 탑승한 ‘리나 알 나불시(Lina Al-Nabulsi لينا النابلسي) 호’도 있었다. 해당 선박은 FFC 구호선단 소속 선박 중에는 유일하게 남아 항해를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스라엘군의 불법 나포 위협은 아직도 극도로 높은 상황이다.

 이전에도 이스라엘군은 지난 4월 30일, 공해상에서 가자지구로 구호물자를 싣고 가는 글로벌수무드선단 22척을 불법 나포한 적이 있다. 지난 5월 5일 새벽(한국시간)에도 미군 항공기, 드론이 선박 상공을 비행하고 미확인 보트가 접근하는 긴급한 상황이 있었다. 두 사건 모두 이스라엘로부터 1,000km는 떨어져 있는 그리스 인근 공해상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이번 나포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포가 발생한 해역은 가자지구로부터 400km가량 떨어진 키프로스 인근 공해상이었다. 또다시 국제법을 어긴 것이다. 이전의 나포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로의 항해를 계속하던 글로벌 수무드 선단 44척 중 37척과 새로이 가자지구로 향하던 자유선단연합 5척 중 4척이 또다시 나포되었다.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공해상에서 항행하는 선박을 나포하고 승선 인원을 구금하는 것이 해적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한국 정부도 이를 둘러싼 일에서 자유롭지 않다. ‘항행의 자유’를 전면 부정한 사건임에도, 한국 정부는 소위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해초 활동가에 대한 여권 박탈을 통한 정치적 박해도 있었다. 국제사법재판소가 가자지구에 대해 인도적 접근을 요구하였고, 인도주의적 목적 항해의 공익성이 명백함에도 일방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고만 있다. 아일랜드 등 16개국 외교부 장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가자로 항해하는 자국민들을 공격할 경우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 경고하였다. 스페인은 지난 4월의 나포를 ‘불법’으로 규정했고, 독일과 이탈리아 역시 이를 ‘심각한 우려’로 표하며 구금된 이들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봉쇄를 돕고, ‘항행의 자유’를 부정하는 꼴이다.

 반복되는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과 인도주의 활동 탄압은 세계 평화,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그러나 나포와 약탈 및 구금이 아무리 계속되어도, 강고한 연대를 결코 끊어낼 수 없을 것이다. 오늘 그들이 나포한 선박과 구호물자의 백 배가 가자지구로 다시 향할 것이고, 나포한 활동가의 수천수만 배의 전 세계 시민들이 고통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연대할 것이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식민지배와 군사점령, 그리고 봉쇄와 집단학살은 결코 숨길 수 없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불법 나포한 선박을 즉각 해방하고, 불법구금한 활동가들을 즉각 석방하라. 한국 정부 역시 이스라엘에 해당 조치를 하도록 압박하여야 한다. 또한 단순히 석방하여 한국으로 이송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넘어, 이스라엘의 불법 및 반인도적 행위 자체를 규탄하여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한 최소한의 국제법적 의무를 다하라.

 세계의 노동자 시민들에게 집단학살을 멈추기 위해 행동할 것을 호소하던 팔레스타인 노동조합들의 외침을 기억한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집단학살 무기 운송을 막고자 항구와 도로를 멈춘 노동자·학생들의 파업과 연대를 기억한다. 우리도 불법 나포된 선박들과 활동가들이 풀려나 가자지구에 도착하고, 가자지구의 봉쇄가 끝날 때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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