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무덤 위에 세워질 수 없다
집단학살 동조기업의 채용박람회 참여에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내 단위 공동성명
이스라엘은 78년 전부터 팔레스타인을 식민 지배해 왔고,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봉쇄해 왔다. 과거에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파괴와 탄압이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이것이 더욱 노골화되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은 20만 톤 이상의 폭탄을 팔레스타인에 쏟아부으며 전면적 파괴를 자행했다. 폭격으로 인해 가자지구의 집, 학교, 병원 등 팔레스타인의 기반시설들은 모두 폐허가 되었다. 작년 10월 10일 휴전협정이 발효되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위반하며 지금도 매일 집단학살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들 또한 이스라엘의 군사 활동과 직·간접적으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금번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기업 중에서도 이러한 집단학살 동조 기업들을 찾아볼 수 있다.
- HD현대는 이스라엘에 꾸준히 건설장비를 수출했으며, 해당 장비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 불법 정착촌 건설,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 가자지구 군사작전에 사용되고 있다.
- 한화시스템은 이스라엘 방산기업인 엘타 시스템즈 및 엘빗 시스템즈와 무기 개발 협력을 진행해 왔다.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엘빗 시스템즈와 군용 헬기 개량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 LIG넥스원이 인수한 Ghost Robotics의 군용 로봇은 이스라엘군에 공급되어 그들의 군사작전에 활용된다.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과 협력하며 자폭형 드론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은 집단학살 동조 기업에 대한 윤리적 검토 없이 이들에게 채용박람회의 공간을 내어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학살하기 위해 공부한 적 없다. 우리의 기술은 타인의 생명과 존엄을 착취하기 위해 길러진 것이 아니다. 해당 기업들을 초청·중개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학살과 식민지배에 편입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지식과 노동이 학살과 억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을 거부한다. 학생들을 침묵하는 인적 자원으로 길러내지 말고, 윤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민으로 존중하라. 취업과 미래를 이유로 우리의 양심을 유보하길 요구하지 말라.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대학 본부에 요구한다. 군사 기술 협력을 통해 집단학살에 기여하는 기업들의 채용박람회 참여를 즉각 중단시켜라. 대학은 단순 취업 중개 기관이 아니다. 사회적 책임을 지는 공적 공간이다. 집단학살에 연루된 기업에 캠퍼스를 개방하는 것은 그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다. ‘진리는 나의 빛’을 표어로 내세우는 서울대학교는 과연 이것이 진리이고 빛인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오늘날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학살과 폭력, 파괴와 같은 부정의에 침묵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다. 대학의 이름에 걸맞는 책임을 다하라. 본부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집단학살 공모 기업들의 채용박람회 참여가 철회되도록 해야 한다.
채용박람회를 주최하는 경력개발센터에 요구한다. 집단학살 공모 기업에 대한 홍보를 즉각 중단하라. 학생들의 진로와 미래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인권 침해와 연결된 기업을 아무런 기준 없이 소개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채용박람회는 단순한 정보 전달 창구가 아니라, 학생들의 선택, 나아가 노동의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로 기능한다. 인권과 평화를 존중하는 노동, 그러한 방향으로의 선택을 도우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이행하라.
채용박람회를 후원하는 고용노동부에게 요구한다. 집단학살을 공모하는 기업이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채용박람회에 참여하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의 집단학살 동조로도 읽힐 가능성이 다분하다.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이 배제되는 등 알맹이 없는 트럼프의 ‘평화위원회’에 한국 정부가 옵저버로 참여한 점을 볼 때 이는 더욱 우려스럽다. 고용노동부가 후원하는 채용박람회에 집단학살 공모 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도록 조치하여 정부기관의 책임을 다하라.
마지막으로 집단학살에 공모하는 기업들에 요구한다. 이스라엘과의 군사·기술 협력을 포함하여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가담하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기업의 이윤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폭력과 억압에 기여하는 사업을 철회하고, 국제 인권 기준을 준수하는 책임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라.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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