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학살 2년 전국집중행동 결합


 비서공을 포함한 300여 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의 전국집중행동에 참여해 행진했습니다. 지난 6월 팔레스타인 노동조합총연맹 가자지부는 식량과 의료 지원이 닿을 수 있도록 가자지구 봉쇄에 항의하고 무기 공급에 맞설 것을 세계의 노동자 시민들에게 호소했습니다. 교육 공간과 교육권을 겨냥하는 교육학살(Scholasticide)에 직면해 집단학살 공모자 되길 거부하는 여러 대학 주체들의 학술적 보이콧 목소리도 높아져 왔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집단학살이 2주기를 맞은 가운데, 한국의 해초 활동가를 포함한 수많은 국제연대 활동가들의 인도적 지원 항해와 육로 행진 물결 속에서 휴전이 발효되었습니다. 긴급구호 선단의 나포와 활동가 납치 구금의 폭력적 위험 속에서도 평화를 향한 연대의 물결이 이어져 만든 성과입니다. 하지만 이번 휴전은 불안정할 뿐 아니라, 전후 대책에서 팔레스타인의 주체성과 자결권을 배제하고 있으며, 장기적 집단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로 지탱되어 온 정착식민주의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거리가 몹시 멉니다.

 불법점령과 식민주의 지배로부터의 해방을 갈구하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열망에 연대하며 보신각에서 출발해 미대사관, 이스라엘대사관을 거쳐 행진했습니다. 또한 가자지구 앞바다 유전 탐사에 공모하고 있는 한국 공기업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해, 중장비와 무기 수출로 중동에서의 전쟁과 기후파괴에 연루된 기업들에 대해 책임을 요구했습니다. 기아와 집단학살이 종식될 때까지,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평화가 쟁취될 때까지 연결과 연대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공동성명: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이다


 “너희는 멈추고, 우리는 쏜다.”
 유엔 팔레스타인 특별보고관은 이스라엘에게 휴전이 의미하는 바를 이렇게 정의했다. 2년간 수 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피란민들이 집단학살 중 세 번째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환호하자 이스라엘은 이들을 폭격했다. 휴전 발효 후에는 귀향길을 폭격하고 있다. 라파 국경 봉쇄를 풀지 않고, 약속한 구호물자의 반입을 절반도 허용하지 않고, 그마저도 전면 금지하겠다고 위협하며 매일 휴전 합의를 위반하고 있다.

 집단학살 2년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폭탄 20만 톤을 쏟아부었다. 2,700개 가구 일가족 전원이 몰살당했다. 생존자가 단 한 명인 가구도 6,020개다. 아동 사망자는 2만 명, 12개월도 채 살지 못한 아기는 1,015명, 집단학살 중 태어나고 살해된 아기는 450명이다. 사망자 수는 6만 7천여명이라 발표됐지만 휴전 후 한때 집이라 불렀던 폐허로 돌아온 가족들이 잔해에 묻힌 1만 구의 주검을 맨손으로 수습하며 이미 1천명이 늘어났다.

 가자지구 230만 주민 전체에 대한 기아 학살 정책으로,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초기부터 유엔 등 구호 기관 활동가를 표적으로 540명을 살해하고 구호 체계를 마비시켰다. 결국 가자지구에는 유엔 통합식량안보단계(IPC) 최고 단계인 5단계 ‘기근(famine)’이 선포됐다. 이렇게 굶겨 죽인 주민 463명 중 157명이 아동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유엔 구호품 배급소를 폐쇄하고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 식량배급소에 구호품을 받으러 온 2,605명도 표적 살해했다. 외국 정부들이 공중투하한 구호품에 깔려 사망한 사람도 23명이다. 의료진 1,670명, 기자 254명, 소방대원 140명… 사망자 명부는 끝이 없다.

 독성물질과 병원균으로 오염된 강과 땅은 7천만 톤의 콘크리트 잔해와 불발탄으로 넘친다. 생존 아동들은 현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절단 아동 집단이 되었다. 영양실조 임산부 1만 2천 명이 유산을 하고, 10만 7천 명의 임산부와 수유 중인 산모, 그리고 그 아기 들의 생명이 위태롭다.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집단학살의 피해는 세대를 거쳐 팔레스타인인의 몸으로 이어질 것이다.

 불안과 고통 속에도 재회와 귀환의 기쁨이 넘친다. 이스라엘 식민 감옥에 갇혔던 팔레스타인 인질 1,718명과 종신수와 장기수 250명이 풀려났다. 그러나 죽음에서 돌아온 이들이 마주한 것은 그리던 가족의 죽음과 사라진 집이었다. 석방된 운동가 154명은 국외로 추방돼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 식민지 감옥은 또다른 집단학살 현장이었다. 이스라엘의 고문과 강간으로 78명이 살해됐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아동 360명 등 주민 1만 명을 가두고 있고, 이름이 아닌 숫자로 매긴 700여구의 시신을 냉동고 속에 방치한 채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어 온 이 집단학살은 이스라엘 일국의 소행도, 부패한 총리 네타냐후 한 개인의 소행도 아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방국가는 이스라엘에 끝없이 무기를 지원하며 전쟁범죄에 공모해왔다. 또한 이스라엘 국민 대다수의 지지에 기반해 수행된 이 집단학살은 홀로코스트 생존 자녀가 언급한 것처럼 인류 역사상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기술화된 집단학살”로 기록됐다. 그러나 이들은 가자지구를 무너뜨리는 데도, 팔레스타인의 의지를 꺾는 데도 실패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평화구상’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개발업자들이 가자를 통제하는 새로운 식민 지배 형태를 제시한다. 논의 시작부터 이후 가자의 재건과 통치까지 팔레스타인인의 참여와 역할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불법 군사점령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마스와 저항 세력의 무장해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며 협박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흔들림 없는 저항 즉 ‘수무드’와, 우리의 강한 연대가 집단학살을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2년간 우리가 목도한 것은 집단학살만이 아니라 온 세상이 팔레스타인이 되는 과정이었다. 오늘 우리가 흔드는 팔레스타인 국기는 인류의 깃발이다. 정의와 해방, 평화의 깃발이다. 이스라엘도, 미국도 전 세계로 이어진 우리의 연대를 이길 수 없다. 우리는 1단계 휴전을 영구적인 휴전으로 만들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과 식민 지배를 끝내 종식시킬 것이다. 집단학살 국가 이스라엘을 제재하고, 전쟁범죄자들에게 그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다. 이로써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우리의 해방을 함께 앞당길 것이다.

 우리 모두가 팔레스타인이다!
 휴전을 넘어, 팔레스타인 해방으로!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팔레스타인이 정한다!

2025년 10월 18일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