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산재사망 노동자 49재 추도식’ 결합


 비서공은 양재동 SPC본사 사옥을 3년만에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 2022년, 우리 또래의 청년 노동자가 기계끼임 산재로 돌아가시고 추모행진을 위해 찾았던 곳을 같은 성격의 산재로 다시 찾게 되어 유감스럽고 참담한 마음입니다. 3년 사이 세 명의 노동자가 서로 다른 계열사에서 같은 성격의 산재로 돌아가신 사실은 이것이 어느 한 공장이나 어느 한 계열사만의 문제일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 탄압을 통해 일터 민주주의를 가로막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노동안전을 등한시한 SPC그룹과 그 총책임자인 허영인 회장의 책임이 큽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백 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십구재 추모식에 참석해 애도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뜻밖에도 열려 있었던 사옥 뒷문을 통해 로비 게이트 앞까지 몰려들어간 시민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다시 만난 세계’를 흐느끼며 불렀습니다. 산재사망사고 없는 세상, 차별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원한다는 목소리, “노동자들을 살려내라’는 목소리, “허영인은 물러나라”는 목소리가 텅 빈 로비에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비서공은 지난 5월 28일 서울대학교 농생대의 ‘허영인 세미나실’에 항의 대자보를 부착하고 산재사망사고 책임자 허영인 회장의 ‘서울대학교 발전공로상’ 박탈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개시했습니다. 허영인 회장의 발전공로상을 박탈하는 것은 단순히 허영인이 이 상을 받기에 부적격함을 주장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돈을 매개로 주어진 명예를 연대의 힘으로써 박탈함으로써, 학교 밖으로는 SPC 사측에 대한 범시민적 압박에 일조하고, 학교 안으로는 대학이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발전’의 방향이 과연 무엇인지 교육공공성의 의미를 다시 묻고자 합니다. 어떻게 만들어진 돈인지 상관없이 그저 돈을 많이 내놓았다고 그것이 결코 대학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연서명 결과는 9월 말 발표될 예정입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