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죽음의 기계, 서울대는 SPC그룹과의 관계를 재고하라
지난 2025년 5월 19일, SPC그룹 계열사인 삼립 시흥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숨졌다. 갓 나온 뜨거운 빵을 나선형 컨베이어 위로 돌리면서 식히는 기계의 윤활 작업을 하다 몸이 컨베이어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 일어난 참사였다. 이 기계는 원래 윤활유를 자동 분사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기계가 노후하여 사람이 기계 안쪽으로 몸을 넣고 직접 윤활유를 뿌려야 했다고 동료 노동자들은 증언하였다. 기계를 끄지 않은 채 작업이 진행되었고, 사고현장은 CCTV 시야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였다.
3년 전, 우리의 또래인 20대 여성 노동자가 SPL 평택공장에서 산업재해로 희생된 2022년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불매를 비롯한 항의가 확산하자 SPC그룹 회장 허영인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1000억 원을 안전대책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죽음의 기계는 멈추지 않고 그 이후로 2023년 샤니 성남공장에서, 이번 달 삼립 시흥공장에서 두 명의 목숨을 더 집어삼켰다. 잠시라도 생산을 멈추지 않기 위해 기계의 방호 뚜껑이, 기계가 멈추도록 하는 인터록 안전장치가, 기계를 꺼 줄 동료가 부재했던 가운데, SPC그룹에서 2017년 이후만 헤아려도 700건이 넘는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그중 3건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현재 SPC 회장 허영인은 2021년에 자행했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하여 재판을 받고 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을 위장도급의 형태로 불법파견했고, 임신한 제빵기사가 유산을 할 만큼의 저임금 고강도 노동으로 내몰았다. 이에 제빵기사들은 일터의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며, 불법파견 시정을 위해 2018년에 맺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SPC그룹은 중간관리자들에게 민주노조에 대한 탈퇴 실적을 할당하며 노조파괴로 답했다. 일터의 위험에 대해 노동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없도록 만드는 이러한 반노동적이고 반사회적인 경영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산재 사망 사건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허영인은 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다. 기소된 계열사 법인과 임원들에게는 요식적인 “재발방지 노력”을 이유로 전원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 구조적으로 위험한 공정을 유지하고 요식적 사후대응만 해도 처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에, 그렇지 않아도 불완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 취지마저 무력화하며 책임있는 예방 조치를 가로막을 우려가 크다. 이번 삼립공장 사망 사건을 사정기관과 법원이 어떻게 다루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반사회적 기업 SPC그룹과 서울대학교가 오랫동안 맺어온 불투명한 관계에 주목한다. SPC그룹 회장 허영인은 건물번호 203, SPC농생명과학연구동 건물을 짓는 데 50억 원을 쾌척했다는 이유로 2008년 제1회 서울대 발전공로상을 수상했다. “인격과 덕망을 겸비하고 대학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의 초대 수상자가 허영인이란 사실은, 서울대가 우리 학생들에게 함양하고자 하는 인격과 덕망이란 돈으로 살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 질문하게 한다.
허영인과 SPC그룹의 돈으로 지어진 203동 건물 5층에는 SPC그룹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사내 연구소, 즉 SPC그룹의 한 부서인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가 SPC그룹과 합작하여 만든 낙농 기업 ‘에스데어리’의 제품은 서울대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되고 서울대 로고마크가 찍힌 채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SPC 계열사에 납품된다. 사회적으로 비판받는 기업이 대학의 브랜드 가치와 “사회적 환원”으로 자신들의 악행을 은폐하는 데 서울대학교가 이용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업 및 대학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는 차원에서 서울대학교에 ESG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노동 착취와 산업재해로 얼룩진 SPC그룹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서울대가 생각하는 ESG 경영인가?
포켓몬빵이 유행하던 2022년, 우리는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를 함께 멈추자고 말했다. 그러나 죽음의 기계가 멈추지 않은 채 KBO빵이 유행하고 있는 2025년,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된 행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SPC그룹은 지난 3년간 안전에 투자했다는 1000억 원을 산재 예방에 어떻게 투자했는지 소명하라.
하나. 국회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강화하고 모기업 또는 원청의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보완하라. 또한 노조법 개정과 위험성 평가 실질화를 통해 일터의 위험을 예방하는 데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하나. 사정기관들은 SPC 계열사들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허영인을 중재법으로 기소하라.
하나. 법원은 중재법에 대한 양형기준을 마련하고 SPC 계열사 법인 및 임원들, 그리고 최종 책임자 허영인을 처벌하라.
하나. 서울대학교는 SPC그룹과의 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허영인의 발전공로상을 박탈하라.
25.05.28.
SPC그룹 회장 허영인이 수상한 제1회 서울대 발전공로상의 박탈을 요구하는 연서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3년 전, 우리의 또래인 20대 여성 노동자가 SPL 평택공장에서 산업재해로 희생된 2022년을 다시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불매를 비롯한 항의가 확산하자 SPC그룹 회장 허영인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1000억 원을 안전대책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죽음의 기계는 멈추지 않고 그 이후로 2023년 샤니 성남공장에서, 이번 달 삼립 시흥공장에서 두 명의 목숨을 더 집어삼켰다. 잠시라도 생산을 멈추지 않기 위해 기계의 방호 뚜껑이, 기계가 멈추도록 하는 인터록 안전장치가, 기계를 꺼 줄 동료가 부재했던 가운데, SPC그룹에서 2017년 이후만 헤아려도 700건이 넘는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그중 3건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
현재 SPC 회장 허영인은 2021년에 자행했던 노조파괴 행위에 대하여 재판을 받고 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을 위장도급의 형태로 불법파견했고, 임신한 제빵기사가 유산을 할 만큼의 저임금 고강도 노동으로 내몰았다. 이에 제빵기사들은 일터의 민주주의를 세우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으며, 불법파견 시정을 위해 2018년에 맺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SPC그룹은 중간관리자들에게 민주노조에 대한 탈퇴 실적을 할당하며 노조파괴로 답했다. 일터의 위험에 대해 노동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없도록 만드는 이러한 반노동적이고 반사회적인 경영은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산재 사망 사건과도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허영인은 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산재 사망 사건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되지 않고 있다. 기소된 계열사 법인과 임원들에게는 요식적인 “재발방지 노력”을 이유로 전원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 구조적으로 위험한 공정을 유지하고 요식적 사후대응만 해도 처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신호이기에, 그렇지 않아도 불완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 취지마저 무력화하며 책임있는 예방 조치를 가로막을 우려가 크다. 이번 삼립공장 사망 사건을 사정기관과 법원이 어떻게 다루는지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반사회적 기업 SPC그룹과 서울대학교가 오랫동안 맺어온 불투명한 관계에 주목한다. SPC그룹 회장 허영인은 건물번호 203, SPC농생명과학연구동 건물을 짓는 데 50억 원을 쾌척했다는 이유로 2008년 제1회 서울대 발전공로상을 수상했다. “인격과 덕망을 겸비하고 대학과 사회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 상의 초대 수상자가 허영인이란 사실은, 서울대가 우리 학생들에게 함양하고자 하는 인격과 덕망이란 돈으로 살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 질문하게 한다.
허영인과 SPC그룹의 돈으로 지어진 203동 건물 5층에는 SPC그룹의 신제품 개발을 위한 사내 연구소, 즉 SPC그룹의 한 부서인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가 입주해 있다.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가 SPC그룹과 합작하여 만든 낙농 기업 ‘에스데어리’의 제품은 서울대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되고 서울대 로고마크가 찍힌 채 파리바게뜨를 비롯한 SPC 계열사에 납품된다. 사회적으로 비판받는 기업이 대학의 브랜드 가치와 “사회적 환원”으로 자신들의 악행을 은폐하는 데 서울대학교가 이용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업 및 대학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다는 차원에서 서울대학교에 ESG위원회가 구성되었다. 노동 착취와 산업재해로 얼룩진 SPC그룹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서울대가 생각하는 ESG 경영인가?
포켓몬빵이 유행하던 2022년, 우리는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를 함께 멈추자고 말했다. 그러나 죽음의 기계가 멈추지 않은 채 KBO빵이 유행하고 있는 2025년,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된 행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SPC그룹은 지난 3년간 안전에 투자했다는 1000억 원을 산재 예방에 어떻게 투자했는지 소명하라.
하나. 국회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강화하고 모기업 또는 원청의 책임을 명확히 하도록 보완하라. 또한 노조법 개정과 위험성 평가 실질화를 통해 일터의 위험을 예방하는 데 노동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
하나. 사정기관들은 SPC 계열사들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하고 허영인을 중재법으로 기소하라.
하나. 법원은 중재법에 대한 양형기준을 마련하고 SPC 계열사 법인 및 임원들, 그리고 최종 책임자 허영인을 처벌하라.
하나. 서울대학교는 SPC그룹과의 관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허영인의 발전공로상을 박탈하라.
25.05.28.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비/서/공)
SPC그룹 회장 허영인이 수상한 제1회 서울대 발전공로상의 박탈을 요구하는 연서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