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 파업 연대 손자보 모음

노동 문제에 대한 학교의 진심은 무엇입니까?
생활협동조합 노동자 파업을 바라보며
흔히들 대학을 “학문의 장”이라고들 하지만, 대학교는 또한 수많은 노동자가 존재하는 “노동의 장”이기도 합니다. 서울대학교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그러나 학교가 학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노동 문제에 대응하는 태도는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얼마 전, 생활협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파업의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열악해진 노동환경이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노동 인원은 감소하였으나, 늘어난 방역업무 등으로 노동량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곧 1인당 노동강도의 증가를 불러왔습니다. 생협 급식 조리실 노동자의 80%가 근골격계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생협 노동자의 노동 현실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업무량으로 인해 식사 시간이 부족해서, 세 명 중 한 명은 10분 이하의 식사 시간을 가진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2021 국정감사에서 이미 지적받은 바 있습니다. 사실, 서울대학교가 국정감사에서 학내 노동 문제를 지적받은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생협부터 자체직원, 청소노동자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내용도 다양합니다. 총장은 국감에서의 수많은 지적에 대해 늘 ‘더 알아보고 답하겠다’라거나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식으로 답해왔습니다. 그러나 학교의 개선은 실제로 얼마나 이루어졌습니까?
학교의 노동 문제는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전년도 국정감사에서 약속했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아 다음연도 국감에서 같은 문제가 지적되는 일도 있었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안타까운 죽음이 다시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개선을 말하는 학교의 약속을 쉽게 믿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노동 문제에 대한 학교의 진심이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대학은 학문의 장인 동시에 노동의 공간입니다. 수많은 노동자가 없다면 대학 역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학교는 더 이상 노동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번 생협 파업에 대한 학교의 대응에서, 달라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익명)
“위드 코로나” 시대, 그런데 “위드 노동자”는?
관악산이 각양각색의 단풍으로 물들고 있는 요즘, 학교에는 오랜만에 생기가 서서히 찾아오는 듯합니다. 강의실에서는 다시 수업이 열리기 시작했고, 어쩌면 다시 삶이 정상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여전히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생활협동조합의 노동자들입니다.
혹시 “뼈주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스테로이드 주사를 부르는 말입니다. 그리고 생협 노동자들에게 있어서는, 슬프지만 너무나 익숙한 단어입니다. 올해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생활협동조합의 급식・조리 노동자들의 74%가 뼈와 근육과 관련된 질환으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너무나 심각하다보니, 학교 근처 정형외과나 한의원에 갔더니 동료들과 마주쳤다는 일화는 진부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직업 중에 힘든 것이야 있기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병원에서 동료들과 모임을 가지는 것을 정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는 이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해 인원 감축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만료 후 미취용 등을 통해 1년 사이 인원이 거의 30% 정도 감소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이제 생협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다시 대면 수업 확대와 함께 늘어날 식수를 맞이해야 합니다. 인력 충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생협 사무처는 여전히 미온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때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학생회관 지하 1층과 농대 4층 등의 식당이 다시 열려야 합니다. 하지만 인력이 충원되지 않는다면, 어떤 수로 이곳이 다시 열릴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이들의 고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힘든 일을 하면서 그 끝의 맛있는 밥을 기대하고, 이를 먹으면서 즐거움을 아마 모두가 한 번쯤은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밥이 “돈까스 없는 돈까스”, 아니면 “닭 없는 백숙”이면 어떠할까요? 실제로 생활협동조합의 식당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먹는 식사가 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거기다가 이러한 ‘식사’를 준다는 이유로 식비조차 별도로 제공되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훗날 어딘가 취직을 했는데 식사가 이러한 식으로 나온다면, 여러분은 어떠한 생각이 들까요?
“삶의 정상화” 혹은 “학교의 정상화”에 대한 얘기가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정상화”되어야 할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생활협동조합입니다. 생활협동조합 사무처와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십시오! 인력 충원 문제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노동 강도 완화에 더 힘을 쓰고, 식사 질의 개선과 기형적인 호봉제 타파까지 실현시켜 주십시오! 모든 구성원에게 합리적이고 존엄한 처우를 제공하는 것, 이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뉴노멀”이 아닐까요?
- 태균 -
미래가 있는 삶을 위한 당연한 투쟁
생협 노동자 파업을 바라보며
단체급식 식당들을 책임지는 우리 조리 노동자들이 직면하는 위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펴낸 조사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그들의 노동은 상체 전반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될 위험을 낳고, 지나치게 빠른 진행속도와 미끄러운 바닥으로 인해 큰 사고를 발생케 할 수 있습니다. 이 고생을 견디면 미래가 보이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115단계 호봉제는 저임금의 고착화,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을 만드는 데 일조합니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미래가 있는 일자리는 모두의 권리입니다!
노동자들의 건강과 행복을 희생시키며 학교 구성원들의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생협, 본부의 책임방기 속에 교섭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생협에 과연 우리는 어떤 학생 복지를 더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학생을 볼모로 삼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학교라는 공간 속의 모두의 미래를 위해 파업으로 투쟁하는 생협 소속 노동자 여러분께 지지의 마음을 보냅니다. 생협 경영진과 사무처는 우리의 목소리에 응답하여 교섭에 성실히 참여하십시오.
2021.10.27. 한 학부생 올림
115단계 임금체계,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은 W, J1, J2 각 직급별로 호봉이 35, 35, 45급씩 구간이 나누어진 총 115단계의 임금체계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1년에 1호봉씩 오른다고 할 때 갓난아기 때 입사해도 평생 모두 채울 수 없는, 비정상적 임금체계입니다. 대부분의 조리원과 조리보조원 노동자들이 속한 W 직급에서 J1, J2 직급으로 승진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렇다고 호봉이 높아질 때 급간 임금인상이 큰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식당 노동자들은 빨라도 40세 정도에 입사하여 60세를 정년으로 퇴직합니다. 아무리 오래 일해도 현실적으로 20호봉 정도밖에 오를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러한 비현실적 임금체계는 그동안 식당 노동자들의 저임금이 고착화하게 만든 주범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노동조합에서 생협 재정을 고려하여 기본급 동결 양보안을 제시하면서까지 직급이 없는 전체 45급간 단일호봉제 적용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강도 노동에 걸맞지 않은 저임금의 고착화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다운 노동자 처우를 위해, 임금체계 반드시 바뀌어야 합니다!!!
- 서양사 18 이재현 -
인간다운 일자리는 욕심이 아니라 기본권입니다
학교가 제시한 2022년도 임금 : 191만 4450원
서울시 2022년 생활임금 : 225만 94원
2021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조사 결과
“생협 급식노동자 10명 중 8명이 근골격계 질환... 40%는 병원 치료 받는 중.”
서울시 2022년 생활임금 : 225만 94원
2021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조사 결과
“생협 급식노동자 10명 중 8명이 근골격계 질환... 40%는 병원 치료 받는 중.”
생협 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입니다. 1호봉 노동자의 경우, 생활임금도 안 되는 금액을 받는 처지고, 20년 일해야 257만 원 받습니다.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인근 병원 물리치료 갔더니 옆자리에도 같은 생협 노동자였다’라는 ‘웃픈’ 사연이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상황을 사유로 퇴직 인력 충원도 중단됐는데, 최근 국정감사를 보면 오히려 업무부담은 더 늘어난 처지입니다. 노동자 1인당 준비 식수는 평균 2배 증가했고, 식당 가림막 청소를 비롯한 방역 관련 업무도 추가됐습니다. 워낙 업무가 바빠 식사 시간도 평균 16분에 불과하고 1/3은 10분 이하입니다. 식사 또한 메인 메뉴가 빠진 형태로 차별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인상, 기본 식사 or 식대 보장이 감성팔이로만 보이나요? 열악한 노동조건은 ‘팩트’입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유지되는 지금의 서울대, 더 이상 ‘기생’하지 말고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 익명 학생 1 -
생활협동조합 이대로는 다 죽는다!
지난주, 생활협동조합 소속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습니다. 그 파업의 배경에는 열악한 급식조리노동자의 노동환경이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하게 줄어든 고용인원으로 인해 1인당 노동강도는 오히려 늘어났고, 노동자의 90% 이상이 근골격계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무처는 이런 노동환경에 눈을 감지 마십시오!
(익명)
인간다운 일자리가 욕심인가요?
생협 노동자에게 생활임금 보장하라
학교가 뒤숭숭합니다. 지난 여름 청소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시고도 학교 당국이 느끼는 게 없나 봐요. 학생들은 수강신청 서버랑 eTL 터져서 속 타고, 생협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아서 파업을 하신다는군요. 세상에 학교는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쓰길래 최저임금도 못 맞추고 식사 제공도 못한다는 건가요. 세상에 인간답지 않은 일을 해도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양질의 일자리는 생존권이자 기본권이죠. 제발 학교 서버 늘리고 노동기본권 보장하는 데부터 예산 집행해주세요. 가급적 빨리요. 인간다운 일자리, 양질의 교육환경을 제공하라고 서울대에 국민 세금도 쓰는 거잖아요. 오세정 총장님 최저임금 받겠다는 것, 인간답게 식사하겠다는 것, 일하다 골병들지 않겠다는 건 절대 과도한 욕심이 아닙니다. 학교가 더 부끄러워지기 전에 생협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노동조건을 약속해주세요.
- 근형 15 -
생활협동조합 경영진에 노조와의 성실 교섭을 요구합니다.
안녕하세요. 생협 학부생 이사 이재현입니다.
지난 3월 대의원총회가 생각납니다. 경영진단에서 예견되었던 다향만당(전통찻집) 폐점은 학생과 노동자 대의원들의 의견수렴 없이 관철되었습니다. 폐점 저지 연서명 이후 집행이사 및 사무처 면담에서, 경영진은 학생이사 및 노동자・학생 대의원들에게 재정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민주적 의견수렴과 생협 자구책을 위해 힘쓰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입장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한 번의 만남 이후, 학생이사로서 저는 구체적인 경영 혁신안에 대해 단 한 번도 공유받지 못했습니다. 연말에 식대 인상안이 제기되지 않을까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코로나 시기 꼭 필요한 학교의 재정 지원 관련 협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돌아온 임협과 조정에서 노조가 쟁의권을 얻기까지 이사에게 전달된 것은 사측의 입장만이 담긴 이메일 한 통뿐이었습니다.
포스트-코로나 시기가 오고 있다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포스트-코로나는 생협에게 위기이면서 기회입니다. 대면 등교로 식수가 늘어나도 처우개선과 인력충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에게 심각한 위기이며, 동시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시작해 재정문제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노동자들, 생협의 일상과 사업 자체를 유지해온 바로 그 노동자들의 요구에 너무나 불성실하게 응답해온 생협 경영진의 태도는 생협이 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기회를 잡는 데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노조와의 임금교섭에서 집행이사 이상 책임자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임금체계 개선 등 경영진 내에서도 책임자의 인가가 필요한 사항을 책임자 없는 자리에서 협의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그동안의 교섭이 늘 파행으로 끝났던 이유, 노조가 여러 양보안을 제시해도 수용되지 않았던 이유는 이토록 무책임한 사측의 교섭 태도에 있습니다.
이번 주 금(29일)에 노조와 여정성 생협 이사장(학교 부총장) 간 면담이 잡혔다고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생협과 대학 모두에서 중요한 책임을 맡고 계신 이사장이신 만큼, 임금체계 개선 등에 대해 유의미한 협의가 이루어져 책임 교섭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기형적 임금체계의 개선, 명절휴가비 차별 시정, 식사 질 개선 또는 식비 지급 등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절실하게 요구하는 처우개선이 받아들여져 생협이 인간답게 일할 수 있는 일터가 되어야만이, 인력충원으로 노동강도를 개선하는 작업도 현실적으로 가능해짐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나쁜 처우로 지원자가 없다면 어떻게 신규 채용을 통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후생복지 사업 유지가 가능해지겠습니까?
노동자들은 그동안 식자재 전처리 일괄 작업장 마련, 학교 비품 생협 통해 조달, 자체 베이커리 및 학회 등의 행사 대상 케이터링 서비스 마련 등 생협 재정 자구책을 위한 경영 대안을 현장에서부터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안은 경영진에 의해 지속적으로 묵살되어 왔습니다. 포스트-코로나가 다가오는 지금, 노동자 처우개선과 함께 새로운 사업 혁신도 시작되어야 합니다. 비록 생협 재정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자구책을 위해서라도 초기 투자 재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생협 이사장이 학교 부총장을 겸임하는 만큼, 대학과 그 후생복지를 책임지는 생협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적절한 대학 재정이 지원되어야 노동자 처우개선과 경영 혁신도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사장 및 경영진은 적절한 대학 재정 지원의 확충을 위해서도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대학과 생협, 노동자와 학생, 학교 구성원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도록 힘써주십시오. 이번 파업에서의 성실 교섭이 사측이 다해야 할 그 책임의 첫걸음입니다.
- 20201.10.27. 생협 학생 이사 이재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