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서울대학교를 규탄한다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 관련된 서울대 당국의 실망스러운 대응과 관계자들의 연이은 부적절한 발언에 부쳐


서울대 당국의 실망스러운 대응과 관계자들의 연이은 부적절한 발언


 얼마 전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 청소노동자의 죽음 이후 전 사회적인 추모와 공분이 이어졌다. 고인의 죽음 뒤에 놓인 가혹한 노동환경과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의 증거가 공공연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 측의 대응은 마땅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하며, 관련자와 당국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달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서울대학교 당국은 현시점에서의 사과도, 노사공동조사단 구성도, 협의체 구성도 모두 거절했다. 심지어 학생처장, 생활관 부관장, 그리고 행정대학원 B교수까지 서울대학교 당국을 구성하는 보직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이어지면서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정당한 요구가 ‘불순’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면 부당함 앞에 침묵하는 것이 순수한 것인가?


 ‘갑질이 아니다’,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게 하는 것이었다’, ‘분열과 다툼을 조장하지 말라’며 고인이 속했던 노조와 유족들의 요구가 ‘피해자 코스프레’이며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은 그들의 부박한 인식을 드러낸다. 이에 우리는 답한다. 과연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불순’한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라면 죽음과 부당함 앞에 침묵하는 것이 순수한 것인가? 서울대학교가 노사공동조사단을 통한 진상규명에 협조하고, 군대식 노무관리를 시정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며, 고인과 유족, 노동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등의 요구안을 수용하기 전까지 우리는 정당한 요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노동기본권과 인권의 침해 및 가해자들의 부당한 태도에 침묵하는 것은 결코 진정한 순수함이 아니다. 시정되지 않고 있는 부당함에 대하여, 노동자의 죽음에 대하여, 분노하여 목소리를 내지 않는 것은 결코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서울대학교 당국은 책임을 통감하고 요구안을 수용하라


 언제나 그렇듯 해답은 단순하다. 서울대학교 당국과 관리자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요구안을 수용하는 것이다. 사람이 죽었다. 서울대학교는 당연한 분노를 불순한 의도로 왜곡, 폄훼하는 것을 멈추고 더 이상의 노동자를 떠나보내지 않기 위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라. 서울대학교 당국은 책임을 통감하고 다음의 요구안을 수용하라.

하나, 또다시 일어난 청소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학교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십시오.
하나, 노사가 함께 산업재해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여 청소노동자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에 나서십시오.
하나,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직장 갑질을 자행한 팀장 등 책임 있는 관리자들을 징계하십시오.
하나,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개선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노동조합과 적극적 대화에 나서십시오.
하나, 강압적인 군대식 인사관리 방식을 개선하고 청소・경비 노동자의 인간다운 처우 보장을 위해 인력충원을 비롯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