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 애도를 넘어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에 비서공은 왜? 
: 애도를 넘어, 분노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
2021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화면 한가운데에 2020년 302동 노동자 1주기 추모제의 사진이 있다. 특히 “사소하지하지 않은 죽음”이라고 쓰인 띠를 메고 있는 누군가의 손목을 비추고 있다.)
지나친 노동강도와 직장 내 괴롭힘, 갑질로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 925동 휴게실에서 청소노동자 이모 씨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공대 302동 청소노동자 분이 사망한 지 채 2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유사한 죽음이 반복된다면 우리는 이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서울대’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 하에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대우와 죽음으로 끝없이 내몰고 있지는 않은지요. 
(화면 우측 하단에 925동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사진이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갑질’ 등 과연 개인 한 명의 문제일까요? 
해당 관리자만의 징계, 꼬리자르기로는 재발 방지가 불가능합니다. 중간 관리자는 어떻게 ‘갑질’할 수 있었을까요? 그 배경에는 고인을 포함한 청소노동자가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비용절감의 대상인 ‘비정규직’이었다는 사실이 있습니다. 과연 법인직 정규직 직원이었어도 열악한 처우 그대로였을까요?
우리는 모두 고용이 안정된 직장에 다니고 싶고, 호봉을 인정받아 10년을 일해도 월급이 제자리이지는 않았으면 좋겠고, 과로에 시달리고 싶지 않고, 부당한 대우에는 저항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서울대는 이러한 일자리를 정규직에게만 허락합니다. 때문에 고용구조에 대한 문제제기 없이는 반복되는 죽음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취약한 지위 때문에 열악한 노동환경을 견뎌야 했던 925동 청소노동자의 죽음은 2년 전 302동 청소노동자의 죽음과 다르지 않습니다.
2019년 8월 9일, 서울대학교 302동 청소노동자 A씨가 휴게실에서 사망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이례적인 폭염 속에서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1평 남짓한 장소를 휴게공간으로 제공했습니다. 비인간적인 근무환경은 사람이 죽고 나서야 개선논의가 시작됐고, 그조차도 서울대가 작년 코로나19로 임금삭감과 무급휴직 등 재난으로 인한 고통을 전가*하면서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소수의 가해자가 아닌 서울대학교의 고용구조, 노동자들을 대하는 자세의 문제입니다. 
*법인적 정규직 직원들의 처우는 오히려 개선되기도 함  
(화면 좌측 상단에 302동 청소노동자 1주기 당시 조성된 추모공간의 사진이 있다. 화면 좌측 하단에 302동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당시 규탄 기자회견의 사진이 있다.)
인간다운 노동환경을 마련하라, 이 요구에 왜 고용형태가 문제가 될까요?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은 늘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 보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해왔습니다. 설령 그것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수준을 보장해달라는 요구일지라도 말입니다.
저임금과 고용불안은 물론이고, 처우개선 요구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기숙사를 청소하는 등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도 효율성을 명목으로 계약직으로 고용되어, 불안한 고용과 열악한 처우를 감내해야 합니다. 
2018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전환’ 정책으로 청소.경비/기계.전기 노동자분들은 무기계약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정규직과의 차별이 많아 대학 본부에 ‘차별없는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주석: 여전히 일부, 글로벌학생생활관 등은 단기계약이 반복되는 형태임.
(화면 우측에 ‘총장선거 대응을 위한 차별없는 정규직화 요구 공동행동’ 당시 비서공의 사진이 있다.)
우리는 학교에 책임을 묻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처우와 인간다운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합니다. 과도한 노동강도와 코로나19로 증가된 업무량에도 인력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기숙사 한 동을 홀로 맡아야 했으며, 그 결과 경찰이 발견하기 전까지 아무도 노동자의 죽음을 알지 못했습니다. 청소, 경비 노동자 분들의 노동은 우리의 일상을 만드는 필수적인 노동입니다. 갑질도, 직장 내 괴롭힘도, ‘살인’적인 노동강도도 모두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됩니다.
비서공은 1) 학교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2)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 및 3) 책임 있는 관리자 징계를 비롯해 
1) 인간다운 노동환경 2) 인력충원 3) 인사관리 방식 개선 등 더 이상 죽음을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적극적으로 대화할 것을 요구합니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서울대 시설분회는 고인이 속했던 노동조합입니다
(화면 하단에 이번 925동 기숙사 노동자 사망사건 규탄 기자회견의 사진이 있다.)
* 중도 난방 파업에 빠진 질문, 노동자들은 “왜” 파업한걸까? 
“학생을 인질로 잡았다” “불편했다” 많은 분들이 2019년 초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난방 파업’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당시 ‘왜’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게 되었는지, 학교 측에 무엇을 요구했는지 기억하는 분은 얼마나 계신가요 
파업의 근본적 원인은 서울대학교였습니다 
2018년 초 30년 넘게 용역으로 간접고용되어 오던 노동자들은 본부에 직접 고용되었으나, 전환 과정에서 근속연수를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저임금을 겨우 상회하던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삭감되었습니다. 
(화면 하단에 2019년 시설관리직 노동자의 파업돌입 기자회견의 사진이 있다.)
파업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행위이자, 이전의 쟁의 행위들이 모두 결렬되었을 때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노조는 학교와 법적으로 정해진 교섭절차를 거쳐 총 11번의 교섭, 2번의 조정을 진행했으나 본부는 끝내 임금인상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파업을 막기 위해 요구를 계속 양보하며 버티던 노동자들은 2019년 2월 7일 파업을 단행합니다. 인간답게 노동할 권리를 위해서입니다. 
파업으로 행정관, 관정관, 중앙도서관 등 6개 건물의 난방이 정지되었고, 노동자들은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도서관에 온열기구를 설치하고 핫팩을 나눠줬습니다. 이후 6일 만인 2월 12일, 임금이 시중노임단가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개선되는 등 노동자와 학교가 합의해 파업이 종료되었습니다. 
(화면 우측에 시설관리직 노동자 파업 당시 노동자-학생 간담회의 사진이 있다.)
더 이상 서울대에서 노동자가 죽지 않도록, 비서공은 인간다운 노동환경을 위해, 모두가 동등하게 존엄한 서울대를 위해 계속 노동자들과 연대하겠습니다.
– 서울대학교 관악학생생활관 청소노동자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올바른 대응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연서명  https://bit.ly/서울대청소노동자처우개선시민사회연서명
- 해시태그 및 프사 교체 운동 '#다시는_단_한_명도 #떠나보낼_수_없다 
(화면 우측 하단에 이번 기숙사 노동자 사망사건의 추모 이미지가 있다. 회색 배경 한가운데 국화꽃 한 송이가 그려져 있고, 그 위아래에 각각 “서울대학교에서 퇴근하지 못한 또 한 명의 청소노동자를 추모합니다”, “다시는 단 한 명도 떠나보내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