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인권헌장 지지서명 전달 기자회견 발언문

안녕하십니까.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이하 비서공에서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현입니다. 서울대 인권헌장을 쟁취하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함께하고 계신 제 단체들과 학우들께 연대의 인사 드립니다.
저희 비서공은 서울대학교에서 노동자・학생이 연대하여 비정규직 없는 평등한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활동하는 노학연대체입니다. 혐오와 차별, 인권침해를 극복하고자 하는 서울대 인권헌장의 정신은 비서공의 지향과 일맥상통합니다. 서울대는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진행했다고 주장해왔지만,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을 뿐 본부에 고용된 법인직원들에 비해 임금과 복지 등에서 여전히 많은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어난 청소경비 노동자의 안타까운 사망, 구성원들의 복지를 책임져야 하는 생협 노동자들의 고강도 노동과 차별적 처우는 명백한 인권침해입니다. 저희 비서공은 노동자와 학생 등 모든 학내 구성원들이 부당한 차별과 인권침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인권헌장이 반드시 제대로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권헌장과 함께 논의되는 대학원생 인권지침은 연구 노동에 종사하지만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학원생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서울대에서는 그동안 대학원생 노동권 침해는 물론이고 더욱 노골적인 교수사회의 착취와 인권침해가 자행되어 왔습니다. 해마다 끊이지 않고 대학원생 대상 갑질과 교수의 권력형 성폭력 가해 사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으며, 장학금과 인건비에 대해 조직적인 갈취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전국 대학원생 노동조합이 국회 앞에서 연구노동자 노동권 보장, 산업재해 및 권력형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 보장 등을 내걸고 농성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권리의 침해들은 모두 서울대학교 공동체에서 인권헌장과 대학원생 인권지침을 통해 해결의 첫 디딤돌을 놓을 수 있는 문제들입니다. 청년・학생의 노동자 당사자성에 주목하는 저희 비서공은 우리 대학 공동체 안의 ‘보이지 않는 노동’, 대학원생의 연구 노동이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으며 이루어질 수 있기 위해 인권헌장과 대학원생 인권지침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인권헌장과 관련하여 각종 혐오세력의 대자보 도배와 혐오 댓글 도배가 오프라인과 온라인 모두에서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특히 문제 삼는 혐오세력의 주장은 결코 표현의 자유로 보장되어야 할 영역이 아닙니다. ‘진정한 인권’, ‘자유와 인권’ 등을 내세우는 혐오세력의 주장은 반인권적으로 차별과 혐오를 지속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며, 권력의 우위를 통해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와 평등한 공론장 자체를 파괴하고 훼손하겠다는 반민주적인 행동입니다. 모든 학교 구성원이 평등하고 안전할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많은 단위들과 함께, 저희 비서공도 혐오세력에 맞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고 인권헌장을 관철하기 위해 연대하겠습니다.
인권이 보장되는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노동자와 학생 등 모든 학교 구성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길입니다. 인권헌장이 모든 문제를 단시간에 해결해줄 수는 없지만, 그동안의 인권침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 길에 놓일 의미 있는 첫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헌장과 인권지침을 반드시 관철해내기 위해 비서공도 더 열심히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