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학연대 활동가 간담회: 지속가능한 노학연대 만들기’ 발제문

1) 단체 소개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하 비서공)’은 서울대학교 내 노동자들의 차별 없는 ‘진짜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노동자-학생 연대 활동 기구입니다. 비서공은 2018년 고용노동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서울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화가 일부 진행되었지만 차별과 저임금 고강도 노동 현실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진짜 정규직화’를 추구하는 노동자와 학생들의 연대체로서 출범했습니다. 비서공은 노동자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이 보장되는, 노동자-학생 등 학교 구성원이 이윤 논리를 넘어 사람으로 대우받는 서울대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진행합니다.
2) 올해 비서공 기조
올해 비서공의 기조는 ‘학교가 책임지는 차별 없는 정규직화’입니다. 임금을 비롯한 노동 조건이 보장되는 ‘완전한 정규직화’를 요구합니다. 학내 노동자들은 근 몇 년 동안 지난한 투쟁을 통해 무기계약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를 말한다. 기간제 근로자는 아니지만 정규직에 비해 임금이나 복지, 승급체계 등에 있어 차별을 받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중규직'이라고도 불린다)전환을 얻어냈습니다. 고용 안정은 노동자가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임에도 노동자들은 갑자기 해고통보를 받지 않을까 불안해하며 노동해왔습니다. 그들은 존엄하게 노동하기 위해서 고용 안정을 외쳤습니다. 무기계약직 전환 이후, 그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합니다.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에 임금은 턱없이 부족하고, 10년을 일해도 월급은 제자리입니다. 무늬만 정규직일 뿐, 임금에서도, 복지에서도, 정규직과의 차별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본부는 현재 노동자들이 고용안정 되었다는 명분으로 여전히 남아있는 차별적 노동환경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부는 단과대에 고용되어 일한다는 이유로, 생활협동조합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노동자 처우 개선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왔습니다. 서울대의 일상을 책임지는 모든 노동자들은 서울대의 구성원이며,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와 노동환경은 평등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대학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노동자들과 연대하며 노동이 존중받는 서울대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대학의 이윤 논리 속에서 노동자 학생의 권리는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간주되어 축소되고 있습니다. 노동자 권리와 학생 권리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그래서 노학연대가 필요합니다.
3) 학내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정세
올해 비서공에서는 임금을 비롯한 노동조건이 보장되는 ‘차별 없는 정규직화’를 기조로 활동하고자 합니다. 근 몇 년동안 투쟁을 통해 비학생조교(2017년), 청소・경비 노동자(2018년), 기계・전기 노동자(2018년), 언어교육원 한국어강사(2019년)들은 무기계약직 전환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전환 이후의 노동 조건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경우, 생활임금을 보장하도록 요구하고자 합니다. 올해 서울시에서 규정한 생활임금(실제 생활이 가능한 최소 임금)은 시급 10,523원입니다. 노동자들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최저임금 정도의 금액을 받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고용 안정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생활조차 임금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정규직화가 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기계・전기 노동자들 역시 정규직과 차별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10년을 넘게 한 곳에서 일해도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월급은 제자리걸음입니다. 호봉제가 도입되지 않아 근속연수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30년을 일한 기계전기 노동자도 법인직원의 50% 금액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무기계약직 직원(학사운영직 포함)들 또한 차별적인 임금체계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최근 무기계약직도 정규직과 동일한 취업규칙을 적용받으며 동일한 호봉과 수당을 받아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습니다(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이는 대법원 역시 무기계약직과 정규직과의 차별이 정당화될 수 없음을 판단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에서 무기계약직 직원들은 기존의 법인 정규직원들이 적용받는 취업규칙과는 다른, 2007년에 만들어진 계약직 직원에 대한 취업규칙을 적용받는 등 여전히 정규직과의 차별을 경험합니다. 또한, 자체직 직원 중 서울대학교 직원이지만, 각 기관의 자체 재원으로 고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 기관들은 재원 부족을 이유로 자체직원의 임금과 처우를 악화시킵니다. 많은 자체직원의 경우, 무기직전환심사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고용이 불안정한 계약직으로 남아있습니다. 비서공에서는 올해 자체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 기관별 고용 대신 총장이 책임지고 고용하라, 무기계약직 전환 이후 법인직과의 차별을 철폐하라 등의 요구들을 노동자들과 해나가고 있습니다.
생협에서는 ‘생협 직영화’를 주요 사안으로 활동하고자 합니다. 생협 노동자들은 저임금 고강도 노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력충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1명의 노동자가 80명분 이상의 식사를 책임져야 합니다. 극악한 노동 강도로 인하여 2017년에 비해 20명 이상이 줄었지만 생협 사무처에서는 신규 채용을 거의 하지 않으며, 채용을 해도 단기로 충원하기 때문에 남아있는 노동자들의 노동 강도는 더욱 심해집니다. 생협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강도 높은 노동을 버티고 있습니다. 저임금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라는 생협 노동자들의 요구에 생협 사무처는 적자라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합니다. 이에 노동자들은 생협에 대한 대학 본부의 재정 지원을 요구합니다. 학내 구성원의 복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생협의 설립목적 상 이윤이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학내 구성원의 복지 향상과 노동자 처우 개선을 위하여 책임 주체인 서울대학교가 임대료 폐지, 공공요금 직접 부담, 발전기금을 통한 지원 등의 재정 지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생협 운영을 위하여 대학 본부가 생협을 직접 운영하는 ‘생협 직영화’ 라는 대안을 제시하려 합니다.
4) 회원제도 운영 방식
비서공은 기본적으로 학내 각 단위들의 가맹으로 이루어진 연대체의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 단위와 노동자 단위가 모두 가맹되어 있는데, 노조 중에서는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분회와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시설분회가 결합하고 있습니다. 학생 단위로는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직무대행 2020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자연대 학생회, 사회대 학생회, 공대 학생회, 생활대 학생회, 사범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인문대 학생회, 수의대 학생회, 치대 학생회, 음대 학생회, 사회대 언론/꼼반 학생회, 사회대 사회/악반 학생회, 총학생회 산하기구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 서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학생모임 빗소리, 관악 맑스주의 연구회 맑음, 관악 중앙몸짓패 골패, 사회변혁노동자당 서울대분회, 정의당 서울대 당원모임이 가맹단위입니다. 각급 학생회와 학내 정치단체, 노동 및 인권 관련 동아리와 학회 등 비서공의 목적에 동의하는 자치단위들과 학생 단위들이 주로 결합한 상황입니다.
비서공의 회원들은 이러한 가맹단위들에서 파견한 파견인과 개별적으로 가맹한 개인 참여자(개인 가맹자)로 나뉩니다. 가맹단위 파견자와 개인 참여자들을 포함하여 전체 회원은 약 80여 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후원금 납부를 조건으로 학교 구성원 이외의 회원도 받는 후원회원 제도는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각 가맹단위와 개인 참여자들은 매 학기마다 노학연대체의 활동에 뜻을 같이하고 활동의 재정적 책임을 나눈다는 의미에서 분담금을 납부합니다. 노동자-학생 간담회, 노동자-학생 공동행동 학내 집회 및 행진, 선전전, 피켓팅, 자보 등의 공론화 활동 등 사업의 집행을 위해서 연대체의 기금이 사용됩니다. 가맹단위와 개인 참여자들의 학기별 분담금은 3만원을 기준으로 하되 비서공의 재정 상황이나 각 단위 및 개인의 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논의하여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각 가맹단위에는 파견자 최소 1인 파견과 학기별 분담금 납부 외에도 몇 가지 사항들이 요청됩니다. 단위의 대표자나 파견자에게는 비서공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일정과 회의 안건이 안내되고, 회의가 끝나면 결과지를 공유해드리며 사업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여 토론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됩니다. 아울러 사업 세부 내용 토론과 집행은 집행위원회에서 이루어지지만 사업 계획의 전반적 개괄이 확정되는 전체회의에 단위 대표자 혹은 파견자가 참석할 것이 요청됩니다. 파견자나 대표자가 원한다면 집행위원회에서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더 활발한 토론을 위해 단위 내 회의에서 비서공 회의 결과를 공유하는 것이 요청됩니다. 비서공 회의 논의 사항이 비서공 내부에서만 맴돌지 않고 대표자나 파견자가 비서공과 가맹단위 사이를 연결하여 더 폭넓고 대중적인 공론화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마지막으로 비서공 사업, 집행부 모집 등의 홍보 요청에 대해 해당 단위 내의 공지방이나 sns 등을 통한 홍보가 요청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가맹단위로 연대체를 구성하는 조직 구성 방식은 학생회 조직의 가맹 등을 통해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각 단위들을 통해 각종 사안에 대한 홍보를 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학생회에서 비서공 집행부만큼 노동 의제 관련 활동이 이루어지기는 어렵지만 학생회들이 노동 의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맹 형식의 한계점으로는 가맹단위들이 홍보 채널로서만 소극적으로 가맹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가맹단위들을 포괄하면서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로 나눌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한 지점입니다. 가맹단위 대표단이 의지를 갖고 각종 사안과 논의 내용이 단위까지 잘 공유될 수 있도록 비서공 차원에서 적극 소통하고자 하며, 노학연대의 의미에 대해 가맹단위 내부에서도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파업이나 노동자 공동투쟁에 대한 지지 대자보를 가맹단위에 요청하거나 생협 직영화 발제문을 통한 가맹단위 내부 토론 요청 등 가맹단위에 사업을 요청하여 대중적 참여를 제고하고자 하는 방안 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매 학기 열리는 총회와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전체회의를 통해 노조와 가맹단위 대표자들의 활발한 논의를 보장하고 전체적인 기조와 공동행동을 같이 고민할 공간을 확보하며, 이를 통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과 대중적 학생조직들이 더욱 주도적으로 사업을 고민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5) 실무분배 방식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비서공의 일상적 활동에 대한 집행 및 의결, 그리고 실무분배는 집행위원회 체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집행위원회는 현재 약 15~20여 명 정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2주에 한 번을 원칙으로 집행위 회의를 열어 각종 안건을 논의하고 사업을 집행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집행위 회의를 소집하는 것이 원칙이나 최근에는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서공 학생대표와 집행위원장이 사업과 실무분배에 있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노조와의 면담이나 집회 준비 실무, 대자보나 성명 작성 등의 실무는 회의를 통해 일차적으로 정해지며 집행위 톡방에서 이차적으로 정해집니다. 기존 핵심 활동가에게 지나치게 실무가 집중되거나 신입 회원들이 실무에 참여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실무 매뉴얼이나 사업 평가를 문서화하고자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연대사업 등이 톡방을 통해 관료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해당 사항들을 활발하게 논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집회 실무 등 집행력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에서 실무 담당자들끼리 따로 실무 회의를 통해 논의하면서 효율적으로 실무를 배분하고자 하는 방안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일상적인 사업 의결과 집행이 이루어지다 보니 집행위원이 아닌 가맹단위 파견자들이나 개인 가맹자들의 활발한 의견 개진과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인 가맹자들 중 실무 참여를 원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단위 연서명이나 연대사업 등이 전체 회원들에게 잘 공유될 수 있도록 하여 의사결정의 절차적 민주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동자와 학생 회원들이 폭넓게 참여하고 다양한 가맹단위 파견자들과 개인 참여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전체회의와 총회를 통해 집행위 중심의 의사결정 및 집행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자 합니다.
6) 일상사업 (종류와 빈도, 예정사항 등)
일상사업으로는 2주에 한 번씩 열리는 집행위원회에서 노동 의제 관련 기사를 집행위원들이 돌아가며 공유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면서 현재의 정세를 파악하고 노학연대의 의미를 논의하는 기사 읽기 사업을 먼저 제시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1학기에 “모든 노동에 바칩니다”를 읽고 세미나를 진행하는 책모임 사업을 집행하였으며, 신입 회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문턱 낮은 사업으로 2학기에도 책모임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서울대 내 민주노조들과의 면담을 통해 현재 학내 노동 현안을 조사하였고 이를 정리하여 카드뉴스를 내어 대중적으로 홍보하는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의 요구를 조사한 이후 이를 식대 인상, 식당 운영시간 축소 등 학생 복지 축소 문제와 함께 생협 재정구조의 근본적 문제라는 측면에서 다루었으며, 여러 차례 생협 카드뉴스를 연재하면서 노동자와 학생의 권리를 학교가 재정적으로 직접 책임지는 ‘생협 직영화’ 이슈를 대중적으로 선전하는 데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아울러 대학노조, 시설분회, 기전분회와의 면담을 정리한 카드뉴스를 통해 서울대 노동자들이 겪는 차별과 모순을 드러내고 생활임금 보장과 무기계약직 차별철폐 등의 요구안을 선전하면서 임금교섭이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노동조합의 주장을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이전에 예정되었던 노동절 맞이 노동자-학생 공동행동 집회나 오프라인 노동 현안 기획전시 선전사업, 노동문제 공론화를 위한 노동자-학생 간담회 등의 대중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일상적인 이슈화 사업을 비대면 상황에 맞게 효과적으로 진행하였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이제는 코로나가 어느 정도 우리의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 내에서 우리가 주장하는 의제들을 어떻게 잘 공론화할 수 있을지, 그리고 회원들의 친목을 다지고 내부에서 논의를 활성화하는 일상사업을 언택트 국면에서 집행할 수 있을지 향후 치열한 논의와 고민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7) 투쟁 현황 (최근 투쟁 혹은 예정된 투쟁)
2019년은 서울대 학내에서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성과가 있었던 해였습니다. 연초에는 언론에 ‘도서관 파업’으로 알려진 기계 전기 노동자들의 파업이 있었고, 여름에는 폭염에 노출된 열악한 휴게 환경에 노출되어 사망한 302동 노동자 추모와 재발 방지 관련 투쟁이 있었습니다. 2학기에는 인간다운 노동 조건을 추구하는 대학노조 생협 노동자들의 파업과 청소 경비 시설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이어진 투쟁에 대해 초기 일부 학생 단위와 마찰이 있기는 했으나 결국 노동자-학생의 연대로 학교 본부를 압박하여 일정한 노동 조건 개선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투쟁 동력이 약화된 올해 어떻게 투쟁의 불씨를 이어나갈지가 중요한 고민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대규모 투쟁 현황으로는 8월 10일에 진행된 서울대 302동 청소노동자 사망 1주기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를 위한 노동자-학생 공동행동을 들 수 있겠습니다. 2019년 8월 9일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열악한 휴게실에서 휴식 중 유명을 달리하신 서울대 302동 청소노동자 1주기를 추모하기 위한 투쟁이었습니다.
비서공에서는 학내 민주노조들과 협력하여 8월 3일부터 8월 10일까지 1주기 추모주간을 지정하고 학생회관과 청소노동자께서 돌아가신 302동 옛 휴게실 공간 등에 추모공간을 마련하여 추모 대자보 게시, 추모 리본 달기, 추모 포스트잇 메시지 남기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8월 10일 당일에는 1부는 추모문화제의 형식으로, 2부는 추모집회의 형식으로 추모제 노동자-학생 공동행동을 진행하여 총 117명의 학생, 노동자,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연대하여 고인을 추모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대학 내 차별에 목소리 높이기 위한 움직임에 함께했습니다. 1부 추모문화제에서는 조합원의 추모 편지 낭독과 몸짓패의 추모 공연 등을 통해 ‘사소하지 않은 죽음’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고 대학 본부와 국가에 죽음에 대한 책임 및 재발방지를 요구했습니다. 2부 추모집회에서는 각 노조 단위에서 현안으로 투쟁하고 있는 사안들, 즉 생협 재정구조의 문제로 인한 생협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나 저임금 및 차별적 처우, 여전히 시정되지 않은 열악한 휴게실 문제 등을 공론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동자와 학생 권리를 비용으로 간주하여 생명과 기본적 의식주 보장을 위해 투자되어야 할 비용마저도 최소화하고자 하는 현재 대학의 구조를 폭로하고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를 위해 학생과 노동자, 그리고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투쟁하는 대중적 기반을 확보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아울러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인력 감축과 유급 휴직 권고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만큼 인력 부족 속에서 직장에 남은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카페나 학생식당 등이 비대면 수업으로 제대로 운영되기 어려운 생협에서 가장 심각합니다. 별도 법인이라는 이유로 생협 노동자들의 권리를 배제하는 학교 본부의 재정적 무책임은 생협 직영화라는 대안을 통해 극복되어야 합니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재난의 부담을 노동자와 학생 등 학내 약자들에게 전가하는 학교 본부에 맞서서 평등한 재난 극복과 생협 직영화 의제를 공론화하고 향후 투쟁을 조직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