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화 지지한다!’ 청년학생단체 기자회견 발언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학생대표 양진영입니다.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약 1만 명의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상시・지속업무와 생명・안전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입니다. 애초에 이들은 같은 업무를 반복해서 몇 십 년 동안 일하고 있는데 왜 계약직으로 고용되어야만 했을까요. 왜 해고당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는 모두에게 보장되지 않을까요.
비정규직은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IMF 이후 기간제법, 파견법 등으로 인하여 비정규직이 양산되었습니다. 자본이 이윤추구를 위하여 인건비를 줄이고, 노동현장에서 차별을 정당화하고, 정규직을 사회적으로 보장되는 당연한 권리가 아닌, 자본이 규정한 노력의 정도를 달성한 소수만이 누릴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 속에서 정규직이 될 수 있는 인원은 점점 줄어들고, 청년들은 좁은 문을 향해 피터지게 경쟁해야 했으며, 저임금, 장시간, 고위험 노동이 당연시되는 비정규직 일자리는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국공 정규직 전환에 반대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현실은 사실 안정적인 일자리가 그 누구에게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윤추구를 위해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기업의 전략이 너무나도 예상되기 때문에, 그로 인해 좁은 문이 더 좁아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청년들이 현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좁은 정규직 자리를 놓고 노동자들끼리 싸울 것이 아니라, 우리끼리 뭉쳐서 국가에 더 많은 정규직을, 확실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가 누군가를 차별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겨우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사회적으로 보장되는 권리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청년들의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외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나날이 낮아지고, 단기알바, 인턴, 계약직 등의 고용형태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에 요구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퇴임 이전 모든 공공부문 산업에 대하여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확실하게 실시하라. 경쟁과 차별을 낳는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에 대하여 생활임금 보장하라.
형식적 정규직화를 넘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권리, 직접고용,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임금, 차별 없는 복지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서울대 안에도 서울대의 일상을 만드는 여러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서울대 청소・경비, 기계・전기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정규직 전환” 되었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처우는 거의 개선된 것이 없습니다.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여전히 최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고, 기계전기 노동자들 역시 기존의 정규직에 비해 차별적인 복지를 적용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자체직원들은 기간제 계약을 이어나가고 있고, 학교는 노동자들 고용의 책임 주체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대학 구성원의 복지를 책임지는 식당, 카페, 매점 노동자들은 생협이라는 별도 법인에 고용되어 있다는 이유로, 대학 본부와 교섭도 하지 못하고,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계속 노출되어 있습니다.
저는 비정규직이 당연한 세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권리를 빼앗지 않고도, 나의 권리를 내놓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을 원합니다. 청년들이 연대하여 정부에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 보장을 요구합시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적극 지지하며,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은 앞으로도 비정규직 제도 철폐, 모든 노동자의 차별 없는 정규직화를 위해 투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