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노동은 우리의 일상입니다’ 노동자・학생 연대집회

개회사: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대표 윤민정

오늘 집회에서는 파업투쟁의 경과를 공유하고, 우리가 어떤 결과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또, 현장에서 싸운 노동자분들, 연대해준 학생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우리가 이 경험을 어떤 기억으로 가져갈지 얘기 나눠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투쟁보고: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부지부장 이창수

저희가 그동안 12일간의 파업을 마치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어제 9월 30일 파업 12일차에 사측인 생활협동조합과 우리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2019년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학교측이 제시했던 기본급 2.04% 인상과 명절휴가비 15만원에서, 기본급 3% 이상에 인상하며, 추가적으로 최저임금을 상회하기 위하여 호봉체계를 기본적으로 개선하였고, 명절휴가비 기본급에 30% 수준으로 신설하는 성과를 내었습니다. 또한 전 매장 휴게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브레이크타임을 도입하고, 휴게시설과 샤워시설 등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잠정합의에 따라 어제 자정부로 우리는 파업을 종료하였고, 오늘 합의안의 수용을 위한 조합원 임시총회, 파업 종료와 영업 준비를 하고 내일 10월 2일 수요일 복귀합니다.
우리는 지난 5월 8일 2019년 임금협약을 위한 상견례를 시작으로 다섯 차례의 본교섭과 세 차례의 실무교섭을 진행하였지만 협상이 결렬이 되었습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두 차례에 걸친 조정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사측이 우리를 기게보다 못하게 치부하는 데 분노하여, 결국 9월 1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 97%의 참여에 96.9%의 압도적인 찬성의 결과로 9월 19일 한시적 파업 시작에, 오후 시각으로 총파업으로 전환을 계획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019년 임금협상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있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10여일간의 총파업을 겪어오며, 조합원들에게 더 높은 결의로 지도부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결과, 끝이 아니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제 개인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우리 조합원의 힘으로, 학생사회의 지지로 이같은 결과를 얻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조합원 여러분들의 단호한 의지, 노동가치에 대한 개선을 가져야겠다는 열정과 단결, 이런 모습이 없었다면 이 체제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30년간 선배들이 파업을 했을 때 그 자리에 없었지만, 그 때보다 더한 열정과 투쟁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저희 집행부가 힘을 합쳐 조합원들의 뜻을 담아내려고 더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는 조합원 동지들의 큰 뜻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지만, 우리의 단결된 모습,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투쟁을 쟁취할 수 있었던 모습과, 학교에서 그림자로 살아왔던 우리 조합원들을 밖으로 표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파업장에 나오셨던 동지들의 굳은 의지를 기억하며 더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우리가 큰 용기와 그보다 더 큰 단결력으로 이 자리까지 왔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온 것이 아닙니다. 학내 많은 분들의 연대로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 늘 함께 해주셨던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함께 길을 찾고 든든한 친구가 되어준 빗소리 여러분, 감사합니다. 전체 학생들을 대표하여 저희의 파업에 대한 불편을 감수하고 기꺼이 학생들의 양해를 구해준 총학생회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파업현장에 찾아와 주시고 지지성명을 발표해 주신 사범대학생회・사회대학생회・관악여성주의학회・사회/악반 학생 여러분・여성학협동과정자치회 졸업생 여러분・윤리교육과 학생 여러분・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서울대분회 여러분, 감사합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점, 저희가 현장에 다시 돌아가 열심히 일하면서 보답하겠습니다.
너무나도 밉고 야속했지만 그래도 어제 잠정합의안에 이르기까지 생활협동조합에서 많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내일이면 피가 마르던 파업을 마치고, 여전히 푹푹 찌는 휴게공간, 샤워시설도 부족한 식당으로, 여전히 고된 카페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우리 생협 노동자들은 여전히 찜통같고 고된 그곳으로, 에전과 다르게 불보다 더 뜨거운 마음을 안고 돌아갑니다. 이 모두 여러분 덕분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어려움이 있는 곳에 더 열심히 연대하여 보답하겠습니다. 갑사합니다. 구호 한 번 외치겠습니다.
강고한 연대로, 파업투쟁 승리했다! 연대만이 살 길이다, 함께 먹고 함께 살자!
학생 발언: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집행부원 이시헌

저희 학생들이 처음에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소속된 식당・카페에서 근무하시는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간다고 하셨을 때, 저희가 여러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열 평도 안 되는 휴게실에서 여덟 명이 근무복을 입고 쉬고 계신 모습, 샤워실이 부족해서 샤워커튼을 간이커튼을 달아서 씻어야 된다는 그 말씀을 듣고, 저는 정말로 형언할 수가 없는 어떤 감정을 느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도 이렇게 가깝게 있는 많은 분들이, 같은 심정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어디 근무환경 뿐이겠습니까? 저는 저의 어머니와 같은 분들, 아버지와 같은 분들이 200만원도 안 되는 기본급을 받아가면서 이렇게 고된 노동을 하신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가슴이 미어지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많은 학생들도 같은 심정을 느꼈고,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파업에 들어가셨을 때, 모든 학생들이 단결되어 이 파업 꼭 승리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도, 사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처우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겠다는 안일한 태도로 대응했고, 서울대는 생협은 별도법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수수방관을 하는 일을, 우리는 파업투쟁 12일동안 목도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의 투쟁이 강고했기에, 그리고 연대가 강했기에, 결국 사측은 조금이라도 양보하는 안을 내놓고 기본급 3% 인상, 호봉체계 개선, 그리고 명절휴가비 30% 지급이라는 양보를 얻어냈습니다. 이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생협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아직도 부족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오늘 받아낸 성과를 바탕으로, 오늘 이 경험을 바탕으로, 동지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여기 저도, 12일 동안 매일같이 빠짐없이 참가해 왔는데요, 저는 매일같이 이렇게 웃으면서, 그런 집회는 정말 오랜만에 와 본 것 같습니다. 이런 웃는 모습, 또 투쟁 근육이 붙은 이 생협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으로, 앞으로 나가서, 생활임금 쟁취와 인력충원, 또 근무환경 개선에 꼭 이루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오늘 임시총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만일에 이 합의안이 통과가 된다면 약속을 이행하라고, 더 싸워나가겠다면 그 싸움 끝까지 지지하겠다는 마음으로, 저희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과 또 서울대 학생들이 끝까지 연대하고 함께 싸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호 외치겠습니다.
임금인상 환경개선, 서울대가 책임져라! 우리는 하나다, 함께 싸워 승리하자!
현장 발언: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조합원 박승미

저희가 파업하는 시간과 기간이 번거롭게도 학교 축제하고 겹처서, 저희가 구성원들과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전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끄럽고, 어리둥절하고, 낯설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런 생각은, 판매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바뀌게 되었습니다. 저희를 응원해 주시는 학생분들과 구성원 분들이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느껴서, 더욱더 힘내서 판매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전을 먹고 저희에게 응원도 해 주시고, 후원도 해 주시고 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제가 업무에 복귀에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많이 느끼면서, 거기서 부침개를 팔았던 것 같습니다. 12일차 잘 마무리되어, 업무복귀 하게 되어, 현장에서 여러분께 보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저희가, 이 파업을 하면서, 진짜 잘 할 수 있을까 없을까 너무나 외롭고 그랬습니다. 이 아줌마들이 나와서 한다는 게, 쉽지가 않은 일이었는데, 이 학식 엄마・아빠들을 응원해 주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아서, 저희가 이번 기회에 또 한번 느꼈습니다. 진짜 학생 여러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현장 발언: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조합원 추소영

사실 저는 동원생활관 식당에서 일을 하며, 파업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고, 그냥 TV에서만 저렇게 하는구나, 제가 실제로 파업에 참여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첫 날은 아침 9시에 출근을 하니, 10시부터 파업이라며 나가야 된다고 아무 생각 없이 참여하다 보니, 어리둥절하였습니다.
하루이틀이면 끝날 줄 알았던 파업이, 하루 이틀 3일 지나다 보니, 저도 모르게 들었던 파업가며 노동가요들이 저도 모르게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집에서 잘 때도 노동가요를 부르고, 아침에 눈을 뜰 때도, 제 머릿속에는 노동가요들이 생생하였습니다. 그렇게 12일차가 지나다 보니, 어느새 파업가, 철의 노동자, 임을 위한 행진곡 세 곡은 외우다시피 하였습니다. 또 동지들과 함께 나눠먹던 점심 도시락까지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이 불편함을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희 학생들이 지지해 준 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학생 발언:
서울대비정규직의소리를전하는학생모임 빗소리 대표 조시현

어제 늦은 밤, 합의 잠정 타결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뻤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30년동안 파업이 없던 이 생협에서 마침내 들고 일어선 노동자 분들이 처음으로 승리했다는 것이, 무척이나 뜻깊고 또 반갑기가 그지없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노동의 공간이 없는 캠퍼스였습닏. 정확히는, 노동의 공간을 저 보이지 않는 뒤편으로 밀어내서 학생들이 알 수 없게 하는 캠퍼스였습니다. 학생들은 매일 생협 노동자들에게 학식을 받으며 인사했지만, 판매대 너머 노동자들의 조리실이 40℃가 넘는 고온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습니다. 도저히 사람이 있으리라 생각할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302동의 청소노동자 휴게실이 휴게실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시설을 관리하는 기계・전기・통신노동자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지 도대체 무엇을 일하는지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에, 지난 겨울 도서관 파업에 그토록 분노했었습니다.
이것은 구조적인 단절입니다. 우리는 동일한 학내 구성원들이지만, 자연스럽게 분리되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노동자의 모습은 사라졌고, 오로지 밥을 만들고, 음료를 만들고, 청소하고, 설비를 점검하는 기능만이 남아 있습니다. 학교 측이 그것을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제도적 관행 때문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의도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결과는 그랬습니다. 이것이 서울대 노동 문제의 본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간이 인간으로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일어나고, 또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의 승리야말로 첫 발걸음이자, 하나의 소중한 진전입니다.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연대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수차례의 교섭과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에도 꿈쩍도 않던 학교가, 생협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생협 노동자분들께서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멈출 수 없습니다. 당장 저임금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기계・전기분회의 임민형 문회장님께서 지금도 단식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서울대학교 발전기금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자마자 구청에 노조설립 반려 진정을 내는 사측과 맞서야 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여전히 더 많은 노동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빗소리는 학내 노동사안에 멈춤 없이 연대하겠습니다. 당장 수요일부터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휴게공간 조사를 시작하고 구체적인 개선안을 요구하겠습니다. 학교가 합의를 정상적으로 이행하는지, 노동자 여러분들과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그 외에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여전히 당신의 노동은 우리의 일상이고, 변화는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생협 노동자 여러분들, 다시 한 번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투쟁!
연대발언:
서울민주일반노동조합 부위원장 김형수

저희 서울일반노동조합에도 초・중・고등학교 급식에서 일하시는 조합원 분들이 천여 분 계십니다. 4년 전인가, 급식실에서 일하시는 저희 조합원 한 분이 큰 요리기구에 빠져서 뜨거운 물에 빠져서 화상을 입고 한 달간 투병생활을 하시다가 사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은 급식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굉장히 단시간 내에 많은 양의 일들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산재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온몸이 병원에 다닐 수밖에 없는 분들이 실은 이 분들이십니다. 그래서 저는 요번에 파업투쟁은 그런 조건들을, 근로조건을 개선시키는 거, 작업환경을 바꿔내는 거, 인원을 충원하는 거, 그리고 산재사망 없이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 수 있는 기본을 만드는 투쟁이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것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그런 조건을 형성할 수 없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약간의 임금의 변화, 이런 부분들을 만들어냈던 부분들은 실은 이 세상에서 알게모르게 세상을 굴려가는 사람들이 실은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세상이 굴러가고 있구나라는 부분들은, 우리가 파업투쟁과 같은 극단적 투쟁을 통해서만, 그리고 정당한 투쟁을 통해서만 세상에 알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실은 요번 생협 투쟁이 갖고 있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번에 파업 투쟁을 통해서, 이후에 우리 생협 동지들이 본인들의 근로조건들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말씀 드리고, 또 한편으로 서울대에는 우리 서울대지부의 생협 지회도 있지만, 실은 서울일반노동조합의 기전분회, 그리고 시설분회도 있습니다. 저는 다 같은 서울대학교 구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로조건을 바꿔내고 인간다운 목소리를 내는 데도, 오늘의 공동으로 같이 투쟁했던 것을 계기로 해서, 내년에는 시기집중 투쟁을 같이 만들어내는, 미리 준비도 같이 하는 이런 소중한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심으로 타결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