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


출범선언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을 시작합니다. 무한경쟁과 차별의 시대를 넘어, 연대의 발걸음을 뗍시다.

 우리는 무한경쟁과 차별, 소외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시대에 태어난 우리는 입시경쟁의 학창시절을 거치고 취업공장인 대학을 지나, 내 것이 아닌 나라의 ‘근로자’가 되기까지 평생을 쫓기듯 숨막히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평생 ‘경쟁에서 지는 것은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경쟁의 패자를 차별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말을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대학생이 된 우리는 학점이 낮고 스펙이 부족하면 언제 경쟁에서 도태되고 ‘비정규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에 스스로를 채찍질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동료를 짓밟으라고 명령하는 무한경쟁과 차별의 논리는 정말로 그저 당연한 것입니까? 경쟁은 우리의 존엄한 삶과 행복을 보장해주나요? 언제 경쟁에서 낙오될지 모르고, 대학에서의 성적이 곧 노동시장에서의 ‘비정규직’과 ‘정규직’,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별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지금 여기, 우리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만들기 공동행동’은 차별과 경쟁의 시대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입니다.

 서울대학교는 비정규직의 ‘종합 백화점’이었습니다. 청소, 경비, 기계수리, 행정업무 등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없이 서울대는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학교 당국은 그들을 몇 년 후면 재고용을 걱정해야 하는 ‘기간제’로, 서울대를 위해 일하지만 서울대 당국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간접고용직’으로 취급해 왔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누리지 못했습니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고, 학교를 운영하는데 진배없이 중요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원래 비정규직이었다’는 이유로 임금과 고용조건에서 차별을 감내해야 했던 것입니다.

 올해 서울대 당국이 약속한 직접고용은 변화의 시작일 뿐입니다.

 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대한 직접고용, 무기계약직화 방침에 따라 서울대학교 노동자 760여명은 마침내 ‘기간제’, ‘간접고용’ 신분에서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현재 정부는 법적 고용형태 이외의 임금, 복리후생 등 실질적 고용조건 결정을 각 기관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장 해고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는 벗어났지만 혹시나 이후에 더 열악한 노동조건을 강요당하지는 않을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학교 당국은 언제나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고 이윤을 창출하려 하기에, 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작년에 서울대 비학생조교들은 해고를 면하는 대신 임금 삭감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현재 학내 청소/경비노동자의 임금에는 최소한의 식대가 포함되지 않고, 기계/전기노동자의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며, 비학생조교의 임금 또한 동일한 노동을 하는 정규직 사무직원(법인직 8급)과 차별적인 체계를 통해 더 낮게 지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임금을 비롯한 노동 조건을 제대로 보장한 ‘진정한 정규직화’를 위한 움직임입니다.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잡고 대학을 바꿔야 합니다.

 대학이라는 공간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문제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곳입니다. 대학은 교육과 노동이 이루어지고, 학생과 노동자가 매일을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공간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서울대의 노동자들을 옭아매고 있는 경쟁과 차별, 비용절감의 논리는 곧 이 공동체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 대학은 우리를 평생 옭아매 온 차별과 경쟁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며 노동자를 차별하고 인간보다 이윤을 우선해 왔습니다. 바로 그 논리와 방향성이 여태 학생의 의견보다 돈벌이를, 학생의 수업권과 교육권보다 이윤과 효율을 중시해 온 대학을 만든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용과 효율보다 교육과 노동이, 사람이 먼저인 대학을 만들기 위해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을 시작합니다. 더 존엄한 삶을 위해,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그리고 대학을 더 대학답게 바꾸기 위해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손 잡고 나섭니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을 시작으로, 학생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더욱 존엄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 갑시다.


발언 1: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홍성민 지부장


­ 안녕하세요, 대학노조 서울대지부장 홍성민입니다.

 학생여러분의 제안으로 노동자와 학생이 함께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이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묻습니다. “왜 비정규직 문제에 노동자와 학생이 함께 나서는가?” 하지만 법인화 이후 날이 갈수록 기업화되고 있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생과 노동자는 다르지 않습니다. 교육과 노동 현장에서 경쟁을 강요하고 차별을 정당화하면서 가치가 훼손되고 삶이 불안정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로부터 우리가 함께 사는 서울대학교 바로세우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서울대학교는 간접고용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등 정부정책을 성실히 이행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간접고용이 직접고용이 되었다고 해고되었던 조교가 복직하고 학사운영직이 되었다고, 무기계약직이 되었다고 정규직입니까? 무늬만 정규직일뿐, 진짜 정규직은 아닙니다!

 여전히 똑같은 일을 하면서 임금에서, 근로조건에서, 처우에서 차별이 존재하고 있고, 학교는 정년을 보장해 줬으니 이 차별은 감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합니다.

 여전히 서울대학교에는 법인직 직원 말고 정규직 직원은 없습니다. 무기계약직일 뿐 임금과 근로조건, 처우에서 차별받는 우리는 여전히 비정규직 입니다! 그리고 그 차별을 당연히 여기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 노동자를 길들이는 이곳은 서울대학교입니다.

 오늘만 해도 조교와 자체직원에 대한 단체교섭이 있습니다. 마치 모두 정규직화 시켜주는 것처럼 언론에 나갈 사진을 찍던 서울대는 어디가고 교섭장에서는 온통 이건 안된다. 저건 어렵다. 뿐입니다. 해고된 조교들은 무기계약직이 되는 대신 20%나 임금이 삭감되었고, 10년이 넘도록 무기계약직으로 일한 자체직은 그동안 자신의 권리가 보장된 변변한 단체협약서도 없었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임금을 깎고, 얼마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기계처럼 일해야 속이 후련하겠습니까!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를 만들기 위해 함께해 주십시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표노조, 대학노조 서울대지부가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가장 앞장서겠습니다.

발언 2:


 

발언 3:


 

발언 4:


 

발언 5:


 

발언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