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닻을 올려라!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의 출항을 지지하며


 지난 5월 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활동가 해초와 승준이 이탈리아에서 자유선단연합(Freedom Flotilla Coalition) 소속 구호선단 ‘리나 알 나불시(Lina Al-Nabulsi لينا النابلسي) 호’에 탑승하여 가자지구를 향해 출항하였다. 가자지구로 향하는 육로는 전부 봉쇄되고, 그 봉쇄 안에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고문이 계속 자행되며, 기본적인 인도적 지원을 받을 권리조차, 최소한의 삶의 조건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도적 구호물자 반입과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위해, 가자로 향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배에 올라 바닷길을 뚫어나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1948년부터 팔레스타인을 식민지배해 왔으며, 군사점령하에서 계속되는 불법 정착촌 확대, 인종주의적인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공고화 등 파괴와 탄압을 이어왔다. 이는 근래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휴전협정 발효에도 이스라엘군은 끊임없이 합의사항을 위반하고 있다. 인도주의 구호물자 운송을 제한하여 팔레스타인인들은 극심한 기아 상태에 놓여있다. 수감자들에 대한 고문과 성폭력은 끊임없이 자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 의회 크네세트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초법적 살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하였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과 생존권 등 최소한의 인권마저 짓밟는 행태는 마치 팔레스타인과 그 사람들을 지구상에서 지워버리려는 듯하다. 가자 봉쇄를 해제하고 이러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끝내기 위해선 즉각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지난 4월 30일, 공해상에서 가자지구로 구호물자를 싣고 가는 글로벌 수무드 선단을 불법 나포하기까지 하였다. 한국시간 5월 5일 새벽 1시~5시경에도 미군 항공기와 드론이 해초와 승준 활동가가 탑승한 자유선단연합 소속 선박 상공을 비행하고 미확인 보트까지 접근하는 긴급한 상황이 있었다. 이스라엘로부터 1,000km는 떨어져 있는 그리스 인근 공해상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공해상에서 납치의 위협을 가하는 행위는 사실상의 해적질이나 다름없다. 한국 정부도 지금의 위협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항행의 자유’를 전면 부정한 사건이었지만 현 정부는 소위 ‘호르무즈해협 자유항행’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해초 활동가에 대해 여권을 박탈하는 정치적 박해도 있었다. 국제사법재판소가 가자지구에 대해 인도적 접근을 요구하였고, 인도주의적 목적 항해의 공익성이 명백함에도 일방적으로 ‘불법’으로 규정하고만 있는 것이다. 아일랜드 등 16개국 외교부 장관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가자로 항해하는 자국민들을 공격할 경우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 경고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해군 호위함을 파견하기도 한 것과는 영 딴판이다. 이스라엘의 봉쇄를 돕고, ‘항행의 자유’를 부정하는 꼴이다. 그동안 집단학살을 방지할 국제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아 온 정부는 봉쇄를 심화하는 여권 박탈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이 이 항해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유는 자명하다. 비서공은 학내의 차별적 고용구조와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와 학생이 연대하여 활동하는 노학연대체이다. 우리가 배우고 생활하는 대학은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학내의 문제는 사회문제의 영향을 받고, 역으로 학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사회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회 전반의 변화에 동참하고자 해 왔으며, 동시에 부정의한 일이 벌어지지 않는 대학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오늘의 폭력과 집단학살, 전쟁의 참상은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평화협정이 무시되고, 주권국가와 자결권을 가진 민중에 대한 침공이 상시화되는 분위기는 세계 평화를 무너뜨린다. 가자지구에서의 집단학살과 폭격, 고문, 봉쇄는 우리 모두의 생명을 위협하고 존엄을 무가치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위기는 우리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

 집단학살 협력 및 동조 기업·단체들의 대학 내 활동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식민지배와 집단학살이 더욱 확대되고 지속되도록 돕는다. 대학은 학문과 교육의 공간이 폭력의 재생산 및 정당화 수단이 되지 않도록 노력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지식은 노동권 탄압과 사회적 부정의의, 그리고 학살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살아갈 사회가 전쟁으로 불타는 세계여서는 안 된다. 우리의 학업은 누군가의 무덤 위에서 이뤄질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전쟁과 학살 없는 세상을 위한 저항을 응원하고 또 함께해 왔다. 집단학살 동조기업의 캠퍼스 내 채용박람회 참여를 거부하고, 집회에서 함께 행진하며, 여러 사안에 대해 성명을 발행해 왔다. 이번 항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유선단연합이 가자에 무사히 도착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식민지배가 끝나는 날까지, 우리는 함께 연대하고 싸워 이길 것이다.

2026.05.06.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비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