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팔레스타인 연대 집중행동 결합

 비서공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이 진행하는 팔레스타인 집단학살 1주기 전국 집중행동의 날에 참여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정착식민주의와 차별적인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배경으로 발생한 전례없는 규모의 가자지구 인종학살과 전쟁확산을 멈추라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함께했습니다.

 식민주의에 맞서 지구적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언제나 노동권의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파업을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식민주의로부터의 해방과 반전평화를 요구해온 팔레스타인 노동조합들과 노동자들은 세계의 노동자들을 향해 국제적 연대를 호소해왔습니다. 한국의 노동계에서도 이스라엘에 전쟁무기를 수출하는 군수기업이나 팔레스타인 마을 파괴에 사용될 건설기계를 수출하는 건설기업을 향해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동시에 팔레스타인에서의 학살 중단은 대학의 책임과도 동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가자지구에서 대부분의 교육기관이 파괴되고 서안지구에서도 교육시설에 대한 공격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의 전쟁 연루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지구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군산복합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이스라엘 대학들과 서울대가 맺어온 관계, 그리고 최근 서울대에서의 이스라엘교육연구센터 개소가 학문과 교육의 탈식민을 추구해야 할 대학으로서 책임 있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집단학살이 멈출 때까지, 그리고 탈식민적 정의에 기반한 평화가 자리잡을 때까지, 우리의 자리에서 책임을 돌아보고 연대하겠습니다. 비서공을 비롯한 학내 권리의제 단위들이 함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결의문:
우리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1년.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본격화한 지 1년이 흘렀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미국산 무기에 아기들의 몸이 산산이 조각나는 것을 보았다. 백기를 든 민간인이 즉결 처형당하는 것을 보았다. 점령군의 대피 명령에 따른 피난민의 행렬이 폭격당하는 것을 보았다. 병원에서,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에서, 점령군이 지정한 ‘안전 구역’의 막사에서, 피난민들이 산 채로 불태워지고, 환자 곁을 지키던 의료진이, 진상을 알리던 기자가, 구호품을 전달하던 유엔 직원이 몰살당하는 것을 보았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절멸 수용소’로 만들어 총인구의 2퍼센트를 체계적으로 말살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도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포화 속에 기아와 전염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구호품을 기다리다 살해되고 구호품에 깔려 살해되었다. 작년 10월 7일 직후 이스라엘은 16년 동안 이어온 가자지구 봉쇄를 전면화했고, 가자지구 주민을 ‘인간 동물’이라 부르며 물과 음식, 의약품, 전기, 연료의 반입을 차단했다. 혼자 살아남아 마취제 없이 절단 수술을 받은 아동들은 돌아갈 집이 없고, 이스라엘의 강제 대피 명령에 따라 이동할 수 없는 환자, 장애인, 노인 들은 벌거벗겨진 채 이스라엘 내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 고문당하고, 강간당하고,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스라엘 정치가들이 폐허 위를 뒤덮을 불법 유대인 정착촌을 구상하고, 이스라엘 병사들이 가자 주민의 씨를 말리겠다며 노래하며 춤추는 동안 가짜 뉴스는 집단학살에 끊임없이 서사를 부여하고, 이스라엘은 또 다른 불법 점령지인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서 인종청소의 강도를 높이며 영토 강제 병합의 수순을 밟고 있다.

 미국과 유럽 강대국들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에 전례 없는 수준으로 공모하고 있다.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무기의 규모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규탄하는 자국 시민들을 가두고 처벌했다. 지난 1년간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지켜보면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막는 데 실패했고,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중동 지역으로의 확전 시도도 막지 못했다. 지난 9월 23일(현지시간)부터 헤즈볼라를 핑계로 레바논 남부와 동부를 폭격한 이스라엘은 9월 29일 전후로 단 24시간 동안 가자, 레바논, 예멘, 시리아를 폭격하고, 9월 30일 레바논을 전면 침공했다. 그리고 이제는 이란과 전쟁을 벌이겠다며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의 투쟁은 분명 흐름을 바꾸고 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여전히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 곧 저항이라 외치고, 난민들은 식민 지배 76년을 넘긴 지금도 고향 땅으로 반드시 돌아가리라 다짐한다. 새로운 세대는 폭압에 굴함 없이 저항을 이어받고, 팔레스타인인들은 이 세계의 위선과 이중 잣대를 드러내고 부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의 학생들은 대학에 집단학살과 식민 지배에의 공모 중단을 요구하며 캠퍼스를 점거하고, 노동자들은 이스라엘로 가는 배에 선적을 거부하고 출항을 막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대가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외치며 거리를 메우고 있다. 이런 팔레스타인 투쟁에 대한 연대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집단학살 방지 명령을 내리도록,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스라엘 전쟁범죄자들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청구하도록 추동했다. 유엔 총회 결의안이 단지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1년 내에 중단하라 요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국에 이스라엘 제재 의무를 부과하도록 만들었다. 느리고 더디지만, 시온주의 식민제국 이스라엘은 분명 고립되고 있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의 흐름에 함께 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스라엘의 집단학살을, 군사점령을, 식민 지배를 종식시키는 것은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었다. 이제 1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더 강력한 연대로 팔레스타인 해방을 앞당길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포괄적 무기 금수 조치를 취하도록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이며, 한국 기업의 굴착기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지 못하도록 기업에 책임을 물을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 지배를 ‘정상화’하려 드는 모든 워싱을 거부할 것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자신들의 땅을 되찾을 때까지, 모든 난민이 금지된 고향 땅으로 돌아갈 때까지, 우리는 팔레스타인과 함께 끝까지 저항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