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협 노동자와 함께하는 열린 간담회 “생협 식당 인력충원, 왜 필요한가?”


Q. 피케팅, 연서명 그리고 간담회까지, 왜 진행하게 되었을까요?
  • “오늘 간담회는 일찍 끝나신 분들이 나오신 건데, 원래 이분들에게 일찍 끝나는 날은 병원 가는 날이에요. 한방치료나 물리치료 받는 날이죠. 그렇지만 그나마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이 자리에 나오신 거예요.”
  • “저희도 오죽하면 노조에 너무 아프다고 얘기해서 피케팅이랑 연서명을 하게 되었겠어요. 한 번이라도 힘든 상황을 알려야 하지 않겠나 싶었죠. 다른 식당들도 모두 힘들고, 학생회관은 특히 식수에 비해 인원이 적어요.”

Q. 인력이 부족한 식당에서 휴식은 제대로 보장되고 있나요?
  • “연차를 못 쓰게 하진 않더라도, 제가 빠지면 옆 사람이 너무 힘들 걸 아니까 미안해서 못 가요.”
  • “허리가 아파서 서 있기조차 힘든 분도 배식 인력이 부족해서 쉬러 가지 못했던 일도 있었어요.”
  • “인원이 적으니까 배식하다가 설거지하다가 왔다 갔다 해야 하는 상황도 있어요. 인원이 적으니까 일을 나누어서 할 수가 없어요. 단시간으로 보충하는 것으론 문제 해결이 안 되어요.”

Q.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노동일 텐데,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 “탁구나 배드민턴 같은 운동에서 팔을 휘두르는 동작을 생각해보세요. 그걸 한 끼에 3시간 동안 계속해야 한다면 아프겠죠. 조리나 배식을 반복적으로 할 때 휴식 없이 3시간씩 하면 고통이 심해요. 그 후에도 설거지를 끝내야 휴게실을 사용할 수 있는 거죠.”
  • “학생회관 외에 점심 장사만 하는 식당도, 점심만 제공한다는 이유로 인원이 더욱 적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아요.”

Q. 주로 경험하시는 산업재해나 직업병은 어떤 것이 있나요?
  • “콩나물도 수십 킬로그램의 양을 옮기고 삶고 하다 보면 허리나 무릎을 다치곤 해요. 숟가락도 삼천 개쯤 물로 씻으며 흔들고 개고 들고 하다 보면 다치기 십상이죠.”
  • “비닐 앞치마를 보호장비로 끼다 보면 무릎에 감기면서 아프기도 하고, 하지정맥류 같은 하체 질환도 직업병으로 생기곤 해요.”
  • “밥솥도 계속 들어서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천 번 이상 밥을 푸고 하면 어깨, 등도 움직이지 않곤 해요.”

Q. 단기적인 인력 충원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 걸까요?
  • “단기적으로 인원이 들어왔다고 인력 부족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에요. 일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그동안 기존 인원들의 부담이 경감되는 게 아닌데, 새로 오신 분이 일을 배울 때쯤 되면 너무 힘들어서 퇴직해버리곤 하죠.”
  • “3~4개월 열심히 일을 가르쳤는데, 그때쯤 되면 너무 힘들어서 나가고, 또 신입 직원이 들어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요.”

Q. 여성이 집중된 조리 직종이기에 느끼는 고충도 있겠어요.
  • “학교에서 일하다가 집에 가서도 음식 장만하고 설거지하고 일을 해야 하다 보니 피곤해요. 예전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운동이라도 했는데, 요새는 너무 아파서 일찍 일어날 수가 없어요. 휴일엔 오래 잠자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 “응대를 제대로 못 한다고 막말을 하시기도 해요. 인원이 충분하면 각자 제자리에서 충분히 할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인원이 부족하니 응대할 여유가 없어요.”

Q. 서울대 학생식당이 앞으로 더 나은 일터가 될 수 있을까요?
  • “내년 연말에 십여 분이 정년퇴직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에요. 식당들이 제대로 유지되지 못할 수 있어요. 궁여지책으로 정년퇴직을 한 분들이 촉탁직으로 다시 일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했어요. 그런데 생협에선 촉탁직을 기본급 1호봉 기준으로만 채용하겠다고 해요. 최저임금보다 약간 높은 금액인데, 정년 이후에 그 월급으로 여기서 힘들게 일하겠다고 하시는 분은 드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