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소중한 성과를 거두고 쟁의를 종료하였습니다
불편을 감수하고 파업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1년 11월 11일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와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임금협약 조인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대학본부 앞에서 진행되었던 천막 농성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출근 선전전과 천막 농성, 그리고 2019년에 이어 2년 만에 진행된 파업 끝에 생협 노동자들은 인간다운 처우를 향해 조금이나마 진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노동조합에서는 ▲115단계 기형적인 임금체계의 개편으로 생활임금 보장 ▲서울대 내 다른 직종과 동등하게 생협 노동자들에게도 급식비 지급 ▲명절휴가비 차별 시정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모든 요구안이 합의안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생협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학생들을 비롯한 서울대 구성원들과 많은 시민들이 연대해주셨기에 처우 개선에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비록 서울대 내 다른 직종과 동일하게 정액급식비를 지급받는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식당/카페/판매부서 등 생협 내의 모든 노동자들은 현물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생협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질이 개선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동안 개수가 제한된 주메뉴는 먹지 못해 정작 식사를 조리한 노동자들이 “닭 없는 반계탕”, “함박스테이크 없는 함박 오므라이스”만 먹어야 했던 현실이 개선될 예정입니다.
불과 칼을 가까이에서 사용하는 식당과 카페 노동자들에게는 위험수당이 신설 지급되게 되었습니다. 초・중・고교 교육공무직 급식노동자들은 진작부터 지급받고 있던 위험수당을 늦게나마 신설 지급받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생협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와 위험한 노동조건에 대해 조금이나마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임금 고강도 노동에 처한 생협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기본급 정액 7만 6천 원 인상도 이루어졌습니다. 임금체계 개선을 통한 저임금 고착화 방지 요구에 대해서는 내년 2월 말까지 사측과 협의체를 구성하여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그동안 생협은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열악한 처우로 인해 신규채용 지원자조차 부족하여 인력 충원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에 처해 왔습니다. 인간다운 임금과 처우가 보장되어야 생협 운영 정상화에 필요한 인력 충원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향후 4개월 동안 진행될 협의에서 생협 사측과 대학본부가 이번 합의의 취지에 맞는 개선안을 제대로 제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아쉽게도 명절휴가비 차별 시정은 이번 합의에 담기지 못했습니다. 서울대 법인직원은 명절휴가비로 설과 추석에 각각 월 기본급의 60%씩 지급받는 반면, 생협 노동자들은 월 기본급의 15%씩만을 지급받습니다. 비율로도 그 격차가 큰데 기본급의 차이로 인해 금액은 훨씬 격차가 큽니다. 명절휴가비 인상을 통해 차별을 시정하는 일은 향후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차별 시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생협 노동자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파업으로 생협 식당과 카페 이용에 불편함이 있으셨을 텐데도 많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분들이 “불편해도 괜찮아요”라며 응원해주셨습니다. 생협 노동자들의 존엄한 처우를 위해 쟁의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생협과 대학이 모든 학교 구성원의 후생복지를 보장하는 데 제 역할을 다하는지, 그리고 그 복지를 가능케 하는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처우를 보장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습니다. 모두의 일상을 유지하는 노동의 존엄을 권리로 보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행동으로 생협 노동자들과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