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 인터뷰: 학내 노동 동향 (2025년 6월)
다가오는 대선과 관련해 단위 차원에서 대응했거나, 주목하고 있는 것이 있었나.
‘윤석열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서울대 공동행동’과 여러 학내 권리의제단위가 모인 서울대 권리의제단위 공동 대자보 작성 모임에서, 탄핵과 대선 이후에 필요한 과제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손글씨로 대자보를 작성해서 여기저기 붙였다.
서울대에도 무기계약직이라는 반쪽짜리 전환 등으로 여러 차별에 놓여 있는 노동자가 많다. 그런 구조가 사회적인 차원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지점을 얘기했다. 2018년 당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질 때, 고용 안정을 대가로 처우 감축을 요구하기도 했던 일은 정책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비정규 불안정 노동이나, 노동시장 불평등에서 평등한 전환이나 고용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차원에서 자보를 작성했다. 또 간접 고용이나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등에 대한 평등한 권리, 여성 돌봄노동자나 이주노동자 등 권리에서 배제되는 노동자가 함께하는 평등한 노동권을 새롭게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논의를 했다. 그러면서 고공에 오르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담았다.
서울대에 SPC 그룹 허영인 회장의 발전공로상을 박탈할 것을 요구하는 연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설명해 달라.
SPC에 대해 다양한 사회적인 운동이 분출한 것은 과거 불법 파견 때문이다. SPC는 파리바게뜨나 던킨도너츠의 불법 파견을 통해 제빵 업계에서 독과점적 지위로 성장했다.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불법 파견이나 위장 도급의 형태에 대해 항의하자,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자회사를 통해 위법한 부분을 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약속은 이행되지 않았고, 이후 노골적인 노조 파괴가 이어졌다. 지금도 허영인 회장은 노조법 위반 혐의로 계속 재판을 받고 있다. 2022년부터는 산업재해가 공론화됐다. 2022년 SPL 노동자, 2023년 샤니 노동자, 그리고 올해 삼립공장의 노동자가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 기술적으로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음에도 막지 못했다. 허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비롯해 재발 방지를 위한 비용을 지출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재발 방지 노력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가 SPC와 불투명한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다는 게 중요한 쟁점이다. 지금 연서명을 하는 것은 서울대와 SPC의 관계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허영인 회장의 발전공로상 박탈에 대한 부분이다. 2007년 SPC가 서울대와 양해각서를 맺어 건축기금을 출연하면서 203동엔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이 지어졌다. 허영인 세미나실이 지하에 있을 뿐만 아니라, 5층엔 사내 연구소가 있고, 2011년 기술지주회사와 같이 출자해서 만든 에스데어리푸드에선 서울대 특허 기술로 개발된 제품이 SPC 가맹점에 납품되고 있다. 대학의 브랜드가치를 바탕으로 심각한 문제가 공론화된 기업의 여러 문제를 은폐하는 상황이다. 이것이 대학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인지, 서울대가 얘기하는 ESG 경영의 차원에서도 역행하는 행보는 아닌지 물을 필요가 있다.
특히 2008년 서울대 발전공로상 제1회 수상자로 허영인 회장이 선정됐다. 발전공로상은 인격이나 덕망을 수상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실은 돈으로 이를 살 수 있다고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된다. 수익 관계에 대해서도 투명한 공개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의 구성원이 SPC에서 발생하는 중대 재해나 노조 탄압에 대한 책임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연서명을 시작하게 됐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도 서울대가 산학협력이나 사회적 교류를 할 때, 어떤 윤리적 책임을 질 것인지를 고민하는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
이외에도 지난 두 달간 했던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세계노동절을 맞이한 4월 30일 청년학생 전야제에 참여해 노동자와 학생의 연대, 청년이 바라는 노동권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최근 서울대의 마르크스경제학 강의 폐강을 노동권의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보고, ‘서울대 내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에 가맹해 연대하고 있다. 이 사안은 비정규 교수의 연구 노동자로서의 권리, 원하는 수업을 개설할 수 있는 발언권, 또 학과의 개편에 따라 고용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조건과도 관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