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우리의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탄핵을 넘어 사회 변혁으로 나아가자

 오늘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로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인용했다. 선고 지연, 헌법재판관 미임명과 같은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역대 최장기간, 111일 동안 끌어온 심리도 광장을 가득 메운 수백만 시민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내란을 획책하고 시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쿠데타 미수범을 국회와 헌법재판소를 통해서만 파면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우리 청년 학생 단체 일동은 뒤늦게나마 탄핵을 인용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한다.

 윤석열 정권은 끝났지만,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아니, 이제 시작이다. 내란 수괴를 파면하기 위해서는 처절하게 투쟁해야 하는 사회에서, 자본의 폭력에 매년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회에서, 구조적 성차별과 성소수자 억압이 만연한 사회에서, 노동탄압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수십 미터 철탑에 홀로 올라가야 하는 사회에서, 여성혐오에 맞서 학내 민주주의를 위해 학생들이 수 개월째 싸우는 사회에서, 지하철을 타려 한다는 이유로 장애인을 강제진압하고 처벌하는 사회에서, 교내 성폭력 사건에 문제를 제기한 교사를 해임하고 연대하는 시민들을 연행해가는 사회에서, 이윤을 위해 자연을 수탈하고 파괴하는 사회에서, 팔레스타인인을 학살하는 전범국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는 사회에서, 사회 진보의 요구를 철 지난 “종북” 프레임으로 몰아 탄압하는 사회에서 이제 대통령 하나를 끌어내렸을 뿐이다.

 탄핵 이후 다시 만날 세계에서는, 모든 억압과 착취에 맞서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대통령 파면을 넘어, 내란 잔당을 청산하고 차별금지법 제정과 노조법 2・3조 개정을 이루어야 한다.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노동자 민중 생존권을 쟁취해야 한다. 구조적 성차별을 타파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보수 양당을 뛰어넘는 진보정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두 번이나 실패한 대통령을 배출한 6공화국 체제 자체를 뒤엎어야 한다. 한 번의 실수는 우연일 수 있지만, 두 번째 실패는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퇴진운동 당시 근본적인 변화는 탄핵 이후로 미루며 광장의 정치를 의회 내부로만 제한하려 했던 시도는 오늘날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적폐 청산”을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는 그러나 체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등의 공약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적폐 청산과 검찰 개혁의 실패는 검찰총장 윤석열의 부상을 이끌었다. 모처럼 광장의 민주주의가 다시 찾아온 지금, 우리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이들은 언제나 그랬듯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변혁은 시기상조이다. 다만 투쟁으로 때 이른 변화를 쟁취할 뿐이다. 지난 네 달간 광장은 투쟁하는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탄핵을 외치며 광장에 나선 시민들은 곧이어 민주노총으로, 전농으로, 전장연으로, 동덕여대로, 팔레스타인으로, 세종호텔과 거통고조선하청지회 농성장으로, 지혜복 교사에게로 연대를 이어나갔다. 대학 내 극우 릴레이 시국선언에 맞서는 과정에서 학생운동 단체 간의 연대도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제는 탄핵을 넘어 사회 변혁으로, 차별과 혐오를 넘어 연대로, 착취를 넘어 평등으로 나아갈 때이다. 허울뿐인 민주주의를 지나 민중 권력을 쟁취하자. 우리 29개 청년 학생 단체 역시 그 투쟁을 함께 이어나갈 것을 결의한다.

2025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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