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2배나 오른 셔틀버스, 왜 더 나빠졌나요?
셔틀버스 외주계약근거 정보공개청구에 함께해주세요
구성원 불편은 커지는데 계약금은 2배로, ‘등록금 먹는 하마’ 된 외주 셔틀버스
올해 들어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이 셔틀버스 대기줄에서 낭비하는 시간은 부쩍 늘어났다. 입석 제한 규정으로 셔틀줄은 빠르게 줄어들지 않는데, 기사 인력이 부족하여 배차 간격도 불규칙하기 일쑤다. 사당행 셔틀의 경우 업체에서 계약 조건과 다르게 임의로 셔틀을 소형버스(15인승 밴)로 바꾸었는데, 학교 당국은 뒤늦게야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대학 당국이 외주업체의 셔틀버스 운영을 전혀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셔틀 계약금은 작년보다 오히려 2배 이상 뛰었다. 지난 3월 한 학생이 개인 자격으로 학교 당국에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한 결과, 2022년 서울대가 셔틀 외주업체(엑스포관광전세버스협동조합)에 지급한 계약금은 약 13.8억 원이었다. 반면 올해 외주업체(주식회사 BTS)와 맺은 계약금은 3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배 증가했다.
2015년 봄학기까지 서울대는 모든 셔틀버스를 대학 자산으로서 직영으로 운영했으며, 셔틀버스 노동자들은 학교 구성원이었다. 그렇기에 셔틀버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은 버스노동자들의 임금과 연료비, 차량 유지비 등 실제 버스를 운행하는 데 필요한 원가면 충분했다. 그러다 2016년부터 셔틀버스 외주화가 시작되면서 서울대는 외주업체에 지급하는 계약금으로 원가에 더해 관광버스 업체의 이윤까지 보태주게 되었다. 올해의 계약금 증가분은 대부분 셔틀 외주업체의 이윤이 될 것이며, 이는 심각한 등록금 낭비다.
장애인 이동권, 구성원 복지, 버스기사 노동권, 기후정의 캠퍼스... 모두의 권리가 제약된 가운데 계약금은 어디로?
현재 2015년에 도입된 직영 저상버스 외에 외주업체가 운영하는 셔틀버스에는 저상버스가 없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구성원이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장애인 이동권은 미비하며, 관광버스 대여업체가 저상버스를 제대로 보유하지 못한 조건에서 대학이 저상버스 확충을 관철하기도 어렵다. 한편 외주계약을 맺은 학교 당국은 파견법 위반(불법파견) 소지로 인해 직접 외주업체의 버스노동자에게 업무지시를 내릴 수 없으며, 외주업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용자 편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뿐이다. 버스 이용자가 많은 시간대에 적절하게 셔틀버스를 배차할 권한마저도 대학 당국에 있지 않다. 셔틀버스에 대한 구성원의 민주적 통제는 갈 길이 멀다.
더군다나 지금의 셔틀버스는 캠퍼스 내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기후정의를 실현하는 데도 불충분하다. 지리적으로 교통이 매우 불편한 관악캠퍼스에서 자가용 이용 축소를 통해 탄소배출 감축을 유도하려면, 더 많은 셔틀버스가 학교 안팎을 연결해야 하고 캠퍼스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는 정류장과 노선도 확충되어야 한다. 그러나 올해 증차 없이도 계약금이 2배 이상 뛴 상황에서 외주업체를 통한 셔틀 확충에는 업체 이윤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도, 더 편리한 셔틀 운영과 구성원 복지를 위해서도, 기후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버스노동자의 생활임금과 인간다운 노동강도를 위해서도, 외주화된 셔틀버스 운영은 문제적이다. 구성원의 불편은 더욱 심해지는 가운데 30억 원 이상의 외주계약금은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30억 원 이상의 외주계약금, 책정 근거와 사용처를 서울대 구성원 공동 정보공개청구로 묻자
구성원에게 많은 짐을 지우면서도 올해 외주계약금이 2배로 뛴 이유에 대해 서울대 구성원들은 알 권리가 있다. 지난 3월의 정보공개청구에서 서울대 당국은 계약서 및 개찰조서만 제공하였을 뿐, 실질적인 계약금 책정 근거(과업지시서, 사업내역서, 산출내역서 등)를 공개하지 않았다. 외주계약금이 두 배로 뛴 사실만이 확인되었을 뿐, 그 증가분이 어떻게 정해졌는지, 어디에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는 사실상 비공개조치나 마찬가지로, 대학본부로서 무책임한 처사이다. 이에 보다 확실한 정보 공개를 위해, 학내 구성원들의 연명을 모아 함께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서울대가 셔틀버스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묻고자 한다.
2배로 뛴 외주계약금의 책정 근거와 사용처를 묻는 정보공개청구 연명에, 아래 링크와 QR코드를 통해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2023년 7월 7일까지 연명 받습니다 : bit.ly/서울대셔틀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
& 학생사회주의자연대(준) 서울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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