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저널』 인터뷰: 학내 노동 동향 (2024년 12월)


지난 한 해를 어떻게 보냈는가.

 올 한 해는 계획했던 주요 사업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한국어교원의 노동권을 심층적으로 다뤘던 공개간담회 ▲생활협동조합(생협) 노동 인력 충원을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알리는 노동안전 간담회 ▲‘이야기가 있는 숲’의 먹거리 운동가분들의 제안 덕분에 진행될 수 있었던 생협 노동자 밥상회와 후속 전시 및 토크콘서트 ▲학생 활동가의 역량 제고와 진로 고민 나눔을 위한 방학 사업 ▲시설관리직 노동자 실태에 대한 조사 사업 ▲대학의 노동조건과 기후정의의 관련성을 살펴보기 위한 행동 ▲문화연대와 함께 청소 직종 노동자들의 ‘스포츠권’을 위해 진행한 ‘호호체육관’ 탁구 클래스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인권주간에서 진행된 경비노동자 관련 영화 《교대》 상영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기에 노학연대를 조금이라도 더 새로운 방식으로, 현장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가며 진행할 수 있었다. 서울대 내의 차별적 고용구조나 비용 절감의 명목으로 진행된 권리 침해의 구조에 유념하며, 세종호텔 해고노동자 농성투쟁을 비롯해 비슷한 구조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사회적 노동 현안에도 폭넓은 연대를 전하고자 노력해 왔다.

다가오는 연말에 특히 계획하고 있는 활동이 있는가.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감사한 분들이 많다.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의 공간과 권리에 초점을 맞춰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주신 〈서울대방송 SUB〉를 비롯해 여러 학내 언론에서 활동하며 서울대라는 일터의 다양한 모습을 가시화해 주신 분들께도 무척이나 감사한 마음이다. 또한 노동과 결부돼 있는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 학내에서 함께 활동을 진행해 가며 ‘기후정의를 위한 직접행동’이나 사회적 참사 추모와 애도의 장을 열어주신 타 권리의제 단위와 활동가들께도 감사드린다. 연말에는 감사한 분들과 함께 향후 연대와 공동사업의 방향을 고민하고자 한다. 그동안 ‘호호체육관’에서 함께 스포츠로 호흡을 맞춰온 시설노동자분들과도 일상의 경험을 더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갖고, 일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주셨거나 혹은 오랜 기간의 근무 후 서울대를 떠나는 생협 및 자체직원 노동자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아울러 총학생회 선거 성사를 비롯해 학생사회에서 활력 있는 변화가 보이는 만큼, 학생의 교육권과 생활권을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어떻게 노동권을 위한 노력들과 연결돼 학교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룰 수 있을지 더 고민하며 소통하고 싶다.

내년의 큰 목표로 설정하고 있거나 집중할 사안이 있는가.

 공공운수노동조합 서울지부에서는 지금껏 주로 서울 지역 사립대학의 청소노동자와 같은 시설노동자를 중심으로 대학사업장 집단교섭을 진행해 왔다. 기업별 노동조합이라는 조직형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초기업교섭의 일종으로, 대학사업장의 표준적인 노동조건 기준을 공동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다. 여러 대학의 생협 노동자들이나 한국어교원들이 네트워킹을 펼치는 것도 표준적인 노동조건을 생성하고 파편화된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의 일환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시설노동자 집단교섭이 활발하기에 서울대를 포함해 집단교섭 대상 사업장이 아닌 대학의 노학연대 단위들도 2024년 ‘노학연대 기획단’과 같이 집단교섭 주체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노학연대의 전망을 함께 구성해 왔다.

 시설관리직이나 조리노동자를 비롯해 대학 공동체에서 소외된 직종에선 주로 여성 노동자들이 집중된 노동을 수행한다. 따라서 그동안 대학 노동자들과 노학연대 학생 주체들은 3・8 여성의 날을 즈음해 여성노동자 행동이나 여성파업에 참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여름에 진행된 ‘2024 서울지역 대학 시설관리 노동자 실태조사’를 통해 노동조합의 집단적 활동이 생활임금 및 고용안정뿐만 아니라 휴게공간 개선, 직장 내 괴롭힘・갑질에 대한 대응, 연차의 실질적 보장을 통한 휴식권 제고, 산업재해 예방과 사후대처를 포함한 노동안전 제고 등에 유의미한 역할을 수행했음이 확인된 만큼, 노동권이 보장되는 대학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리의 표준이 다른 대학의 구성원에게도 확산될 수 있도록 여러 주체들과 함께 연대를 구축하고자 한다.

추가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달라.

 폭염이 심했던 지난여름에는 고온으로 인해 학교의 일상이 시작되기 전 청소를 마치기 위해 이른 시간에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의 건강이 우려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에너지 사용량과 탄소 배출의 감축은 물론 무척 중요하지만, 그 부담이 취약한 존재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에너지 기본권의 기준 위에서 정의로운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폭설과 함께 급격한 한파가 몰아치며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온 연말이다. 다른 구성원들이 학교에 오기 전에 난방 미비와 지나친 저온으로 시설관리직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는지 선제적으로 살펴보고 대응할 계획이다.